산업계, 휴가철에 ‘파업 도미노'…작업장이 멈춰서고 있다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7-18 17:33 수정일 2016-07-18 19:01 발행일 2016-07-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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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극단적 행동으로 국내 산업계에 ‘파업’ 분위기가 도미노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경제가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그동안 ‘파업’을 자제해왔던 노동계가 한국 노동계의 맏형이자 자동차와 조선업종을 대표하는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파업에 나서자 봇물터지듯 파업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수출 부진, 구조조정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에는 파업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쌍용차·한국지엠마저 파업대열에 참여하나

올 상반기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경기 둔화로 심각한 수출 부진을 겪었던 국내 완성차 업계는 ‘파업’이라는 소용돌이에 급속도로 휘말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한국지엠과 쌍용자동차 노조가 투쟁 모드로 돌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원만한 노사 관계를 구축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쌍용차 노조는 18일 개최하는 긴급임시대의원대회에 쟁의발생 결의건, 쟁의대책위원회 구성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한 상황이다. 쌍용차 노조가 이번에 파업을 선언하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티볼리 신화’로 일컬어지는 쌍용차 노사 관계에 깊은 상처를 안길 전망이다.

쌍용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새로운 성과급제를 사측에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87.1%의 압도적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 시킨 한국지엠 노조 역시 같은 날 ‘확대간부 출근선전전’을 통해 조합원들의 투쟁 의식을 고취시킨다. 한국지엠 노조는 20일에는 간부합동회의를 통해 22일 예정인 민주노총 총 파업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계 20일 연대 파업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 노조는 1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중 노조는 사측의 설비지원 부문 분사 등 구조조정 추진에 반대해 이날 지원 사업본부가 오후 2시부터 3시간, 20일에는 전 조합원이 오후 1시부터 4시간, 22일에는 전 조합원이 오전 9시부터 7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20일 조선노조연대 주도의 연대 총파업에 참여한다. 노조는 지난 4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조합원 6979명 가운데 6225명이 투표에 나서 88.3%인 5494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는 지난 11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 신청을 해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노조가 20일에 전면 파업을 강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회사 채권단이 노조가 파업하면 지원금 4조 2000억원 가운데 아직 집행하지 않은 1조원 가량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때문에 20일 파업에는 간부들 위주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중 노협도 20일 조선노연 총파업에 합류한다. 노협은 사측 자구안에 반발해 지난달 28일 노협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투표 참여자 92%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천원기·김정호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