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탄생··· ‘파워블레이드’ 삼관마(Triple Crown) 되다

김태형 기자
입력일 2016-07-18 16:51 수정일 2016-07-18 16:51 발행일 2016-07-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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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레이드’,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매서운 추입력 선보이며 마침내 ‘삼관마’ 타이틀 차지
올해만 5번째 대상경주 우승에 빛나는 김용근 기수, 이번에도 ‘파워블레이드’와 환상의 호흡 이뤄내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7월 17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하며 3관마에 등극한 트리플크라운과 호흡을 맞춘 김용근 기수

‘파워블레이드’가 1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제16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II, 제6경주, 국산, 2000M, 3세, 레이팅오픈) 대상경주에 출전, ‘제타바이트’, ‘오뚝오뚝이’ 등의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경주 기록은 2분 7초 7.

렛츠런파크 서울에 집결한 3만 3000여 명의 기대 속에 출발대가 열렸다. 초반에는 유력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오뚝오뚝이’가 특유의 강한 선행력을 보이며, 경주로를 치고 나갔다. 반면 이날의 우승마 ‘파워블레이드’는 출발 당시 ‘배다리보배’와의 자리선점에서 밀려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파워블레이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무서운 괴력으로 선행마들과의 간격을 좁혀나갔으며, 특히 막판 400M에서 거센 추입력으로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준우승마와의 간격을 무려 7마신 차로 벌리며 삼관마가 되는 마지막 관문을 당당히 통과했다.

그야말로 최강 3세마는 ’파워블레이드’라는 것을 보여준 명경주였다. 이번 결과로 파워블레이드는 10억 원에 육박하는 상금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앞선 두 경주(KRA컵마일(GⅡ), 코리안더비(GⅠ))를 통해 벌어들인 순위 상금만 6억 7000만 원인 데다, 이번 경주 우승을 통해 2억 8000만 원의 상금을 탔기 때문이다. 또, 삼관경주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경주마에게는 5억 원 이상의 인센티브도 수여되기 때문에, 3번의 삼관경주에서 모두 우승한 파워블레이드는 인센티브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파워블레이드’의 우승은 진정한 삼관마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지난 2007년 삼관을 달성한 ‘제이에스홀드’ 이후, 서울에서 부산까지 출전 범위가 확대된 2008년부터는 삼관마의 명맥이 끊겼다.

파워블레이드 탄생 비화도 눈여겨볼만하다. 본래 허약체질이었던 ‘파워블레이드’는 렛츠런팜 장수의 ‘언덕 주로’ 훈련을 통해, 지구력과 심폐기능을 길렀다. ‘파워블레이드’를 훈련시킨 김동철 조련사는 “파워블레이드는 체력은 약했지만, 머리가 똑똑하고 끈기가 있었다”며 “이미 명마로서의 자질은 충분히 갖췄었다”고 말했다.

‘파워블레이드’에 기승, 올해만 5번째 대상경주 우승 트로피를 챙긴 김용근 기수는 수상소감을 통해 “곧 있으면 둘째가 태어나는데, 그 딸이 ‘복덩이’가 아닐까”라며 깜짝 소식을 전했다.

김영관 조교사는 “기쁘지만 경주가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며 “파워블레이드가 9월에 큰 경주 데뷔를 앞두고 있어, 오늘 경기를 보고 오히려 더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무려 9번이나 ‘최우수 조교사’ 타이틀을 거머쥔 김 조교사다운 수상소감이었다. 현재의 만족보다는 미래의 발전을 위해 반성할 점을 찾아 노력하는 것이 그의 노하우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 대상경주에는 3만 3000여 명의 관중이 모여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날 총매출은 약 43억 원을 기록했으며, 배당률은 단승식 1.3배, 복승식과 쌍승식은 3.9배, 4.7배를 기록했다.

부산=김태형 기자 ksj3464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