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공간' 마산 돝섬 또 폐쇄될라… 보름 넘게 배 끊겨

김태형 기자
입력일 2016-07-17 16:06 수정일 2016-07-17 16:07 발행일 2016-07-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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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돝섬으로 가는 배의 운항이 정지돼 전국 유일의 해상 유원지인 돝섬이 또다시 폐쇄될 위기를 맞았다.이곳은 지난 2009년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 폐쇄된 바 있다.

17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창원해경은 지난 1일부터 보름 넘게 유람선 여객선사인 ㈜돝섬해피랜드에 유람선의 돝섬 운항을 정지시켰다.

돝섬해피랜드가 옛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 항만시설의 재사용를 받는 과정에서 도선업 면허요건인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서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창원시는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서에 필요한 부잔교(함선) 사용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갈 경우 돝섬해피랜드는 사업면허를 취소 또는 폐쇄당하거나, 3개월 이내 사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당할 수 있다.

창원해경은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서를 내지 않으면 운항 정지 처분을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돝섬 노선이 중단되면서 이곳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 돝섬 잔디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돝섬해변가요제는 선착장에 정박한 유람선 선상에서 열리기도 했다.

돝섬해피랜드 측은 이달 들어 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돝섬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것으로 추산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돝섬 내 마산해양요트스쿨에서 진행되던 학생들의 요트체험활동도 중단됐다.

돝섬해피랜드에 근무하는 20여명의 종사자도 실직할 위기에 놓였다.

돝섬 노선 운항 중단사태가 장기화하면서 2009년 12월 폐쇄됐다가 ‘힐링공간’으로 거듭난 돝섬이 다시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놀이시설이 중심이 된 시끌벅적한 유원지를 힐링공간으로 조성해 2011년 재개장한 돝섬에는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였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70억원을 들여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있는 산책길과 갯벌체험길, 잔디광장과 휴게용 데크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처럼 공들여 조성한 돝섬을 이달 들어 아무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돝섬해피랜드 오용환 대표는 “창원시가 돝섬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돝섬 노선 운항 정지 사태를 창원시가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원시와 유람선 여객선사 간 협의는 운항 정지사태 이후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창원시 관계자는 “돝섬해피랜드가 옛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돝섬 노선 도선영업을 계속한다면 마산해양신도시와 육지를 잇는 교량을 설치할 수 없다”며 “그러면 해양신도시 조성사업이 차질을 빚기 때문에 함선 사용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창원시는 유람선사와 계속 협의를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돝섬 노선 운항 중단 장기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돝섬해피랜드 측은 창원해경을 상대로 운항정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창원지방법원에 내고 우선 운항을 재개하는 행정소송도 낼 계획이다. 운항 중단이 계속되면 돝섬 활성화도 최소 반년 이상 회복하기 힘든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오 대표는 “창원시는 시가 유치한 국동크루즈의 유람선 영업 보장문제와 연계시키지 말고 돝섬을 오가는 도선이 일단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현재의 선착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창원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창원=김태형 기자 ksj3464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