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가상현실(VR) 세계가 밀려온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6-07-12 14:24 수정일 2016-07-12 14:27 발행일 2016-07-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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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많은 사람들이 종이신문을 읽었다. 요즘은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이런 광경도 곧 바뀐다고 한다. 

앞으론 ‘이어폰’이 아니라 ‘안경’을 낀다는 것. ‘안경’을 끼는 이유는 출근시간 동안 가상현실(VR)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앞으로 이 가상현실을 즐기는 사람 수가 급팽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는 가상현실시장이 현재의 22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엔 80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가상현실은 출근길 지하철 속에서도 농구 아이스하키 레이싱을 현장에 앉아있는 것보다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그러니까 영화분야에서도 가상현실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디즈니 등 미국 영화사들은 이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는 중. 이에 질세라 구글도 360도 영화 ‘헬프’를 공개했다.

이 가상현실시장은 교육 분야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기반의 교육콘텐츠를 배포중이며, 이온리얼리티는 여러 가지 교육콘텐츠를 온라인 스토어에서 서비스한다.

이 가상현실 교육콘텐츠는 열심히 학습을 해야 하던 것을 게임이나 스포츠를 즐기는 동안 저절로 학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VR은 군사훈련에도 적용된다. 미국 육해군은 BAE 및 엘빗시스템이 개발한 가상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국방, 자동차, 철도 분야에서 국방부와 산자부가 가상훈련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VR시장이 팽창할 것에 대비해 구글은 매직리프를 인수, VR플랫폼인 데이드림을 발표했다. 그동안 스마트폰 분야에서 뒤졌던 소니도 VR게임 전용 PS4용 PSVR을 오는 10월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VR안경’인 ‘홀로렌즈’를 윈도10에서 지원할 예정이며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도 VR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기어VR’등을 통해 가상현실시장을 주도하는 중이다.

이 가상현실이 ‘현실화’되려면 카메라의 기능이 향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360도 스티칭 기술이 필요하다. 스티칭이란 여러 대의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분야에선 삼성과 리코가 주도한다.

가상현실의 최고의 장점은 24시간인 하루를 36시간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10시간을 생각해보자. 그냥 좌석에 앉아 있으면 10시간을 완전히 허비하고 만다. 그러나 가상현실을 즐긴다면 10시간을 보내는 동안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콴타스항공은 이미 A380기내에서 삼성의 기어VR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의료분야에서도 가상현실 분야의 바람은 거세다. 삼성전자는 독일 러시아 등에서 VR을 활용한 심리치료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도 VR치료실을 운영 중이다.

가상현실은 의욕만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인력과 기술이 지원되어야 한다. 현재 방송국이나 영화용 카메라는 VR을 제작하기엔 기능이 부족하다. 따라서 VR전용 카메라세트, 촬영보조장치, 모션캡처, 스티칭 등에 필요한 장비를 확보할 수 있게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VR이용에 따른 신체적 영향이나 중독 등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어쨌든 출근길 지하철이나 출장길 항공기안에서 VR을 즐기는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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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