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차' 아이오닉-니로, 마케팅전략이 '실적 희비' 갈랐다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7-10 15:21 수정일 2016-07-10 17:28 발행일 2016-07-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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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도요타 프리우스 의식한 마케팅 오히려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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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아이오닉 (사진제공=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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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니로 (사진제공=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의 마케팅 전략이 형제차 ‘아이오닉’과 ‘니로’의 초반 성적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현대·기아차가 다가올 미래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차량들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판매량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업계가 원인 분석에 나섰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은 5335대로 올 상반기 판매를 마감했다.

출시 전부터 현대·기아차 최초의 친환경 전용 모델이라는 점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 냈지만 정작 판매로 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1월 493대 판매에 그쳤던 아이오닉은 2월 강력한 프로모션을 통해 1311대까지 월 판매를 늘렸지만 4월부터는 700여대로 판매가 줄었다. 이대로라면 올 내수 판매 목표인 1만5000여대 달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이오닉이 초반 반응과 달리 신차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데에는 지나치게 경쟁사를 의식한 마케팅 전략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이 전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일본 도요타 ‘프리우스’ 대항마로 출시됐다며 대놓고 한 수위 성능을 자랑했다. 실제 아이오닉은 출력 등 성능 면에서 프리우스보다 다소 우세한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 속에 판매도 고공행진이 예상됐다.

하지만 도요타가 4세대 신형 프리우스를 국내에서 선보이면서 오히려 지나치게 경쟁 모델을 의식한 아이오닉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단점까지 드러나면서 역효과를 불러 왔다는 것이다.

특히 신형 프리우스는 공인연비보다 체감 연비가 아이오닉보다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년대비 판매가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니로는 친환경 이미지보다는 SUV 특유의 실용성을 강조한 마케팅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오닉보다 출시가 늦어 올 4월부터 본격 판매된 니로는 이미 상반기에만 8372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소형 SUV 시장 절대 강자인 쌍용차 ‘티볼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판매가 세단보다 SUV 인기가 높은 것도 이유지만, 프리우스라는 버거운 경쟁자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아이오닉보다는 한결 여유롭다는 점,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하이브리드 성능 강조보다는 실용성과 안락함을 강조한 마케팅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과 니로는 현대·기아차가 처음 개발한 친환경 전용 모델이라는 점에서 출시 초기부터 관심이 집중됐지만 결국 마케팅 전략이 판매를 갈랐다”면서 “아이오닉은 프리우스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넘어서지 못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