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10주년' 현대모비스 "품질과 신뢰로 질주는 계속된다"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7-10 10:08 수정일 2016-07-10 16:48 발행일 2016-07-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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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클레임은 한번도 없어…,"
현대모비스, 오하이오 톨레도 공장 생산 라인
현대모비스의 오하이오 톨레도 공장 생산 라인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2006년 당시 해외 완성차 공략을 위해 미국 자동차 역사의 심장부로 파고 들었다.톨레도 공장과 디트로이트 공장 사이 거리는 55마일, 차로 1시간 거리.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화려하게 꽃피웠던 지엠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본산이다. 톨레도 역시 미국 자동차 산업의 거대 클러스터에 속한다.◇“한국 모듈공장을 보여달라”

현대모비스가 콧대 높던 미국 자동차 회사에 모듈을 공급하는 것은 처음부터 난제였다. 당시 크라이슬러 입장에서도 컴플리트샤시모듈 도입은 최초의 시도이자 도박이었다. 협상은 시작부터 깐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작업이 시작됐다. 경쟁 입찰을 통한 수주 과정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긴박했다. 수주 초반 크라이슬러측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생산 능력을 믿지 못했다. 급기야 국내 모듈 생산 공장 직접 보고싶다는 요청을 해왔다.

결국 2004년 3월 크라이슬러 경영진은 한국을 방문한다. 컴플리트샤시모듈을 생산하고 있던 이화모듈공장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고는 이 모듈이 쏘렌토에 장착되는 기아차 화성공장까지 꼼꼼히 살폈다. “모듈이 완성차에 장착되는 과정을 실제로 보자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다”는게 당시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모비스라는 한국 자동차 부품사가 이 정도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의심은 믿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가 최종 심사까지 올랐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때부터 수주 총력전이 시작됐고 수차례 밀고 당기는 가격 협상 끝에 2005년 5월 현대모비스 역사 최초로 해외 완성차 회사에 모듈을 수주하는 쾌거를 낳았다.

◇믿음에 품질로 보답하다…필드 클레임 ‘0’ 신화

깃발을 꽂고 보니 앞으로가 걱정이었다. 2006년 7월 본격 양산에 앞서 연초부터 시험생산을 거듭하면서 품질을 테스트했다. 하자 없이 적시에 모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협력사와 긴밀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했다. 오하이오와 미시간 공장에서 영업을 총괄했던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품질 문제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협력업체 사람들을 모아 컨퍼런스콜 같은 것을 했다. 고객(크라이슬러)에게 욕 먹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문제점을 찾아 밤늦게까지 긴박하게 대응했다”며 “그런 노력 때문에 지금까지도 필드 클레임은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근로자들과 우호적인 노사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절실했다. 품질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었다. 제안왕, 퀄리티왕 등을 만들어 매달 상을 줬다. 근로자들의 의욕을 살려주고 분위기도 ‘업(UP)’ 시켜보자는 목적이었다.

기간별로 목표를 달성하면 피자 파티도 열었다.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좁히고 근로의 고됨을 달래주었다. 미시간과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했던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근로자들과 우호 관계 형성은 매우 중요했다”며 “피자도 먹고 점심시간에 뷔페도 마련해주고 하니 공장에 문제가 생기면 근로자들이 먼저 나서더라, 그 덕분에 현장의 어려움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다 ”고 과거를 회상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