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충격]세계 주요 기업, "여파 줄여라"…'전전긍긍'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6-26 08:45 수정일 2016-06-26 08:45 발행일 2016-06-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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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닛산·도요타, 영국 내 생산공장 운영 전면 재검토 시사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세계 각국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26일 코트라에 따르면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미국, 일본, 중국, 유럽 주요 기업들은 저마다 경영전략회의에 돌입하거나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영국 및 유럽에서의 영업전략 수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포드, 닛산,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총 매출 중 영국 비율이 18.8%에 달하며 1만4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생산공장을 보유한 포드는 국민투표 결과 영국의 EU 탈퇴가 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파운드화 가치하락, 수요 감소 등에 대비해 안정적 수익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와 닛산 역시 영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약 80%를 유럽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새롭게 붙게 되는 수입관세 등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EU 내 생산 기지를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에 완성차를 수출하는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향후 영국이 EU와는 다른 독자적 수입관세를 적용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것을 걱정하는 동시에, 영국 내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일본 메이커들과의 경쟁에도 불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시진핑 주석의 영국 방문 이후 역점 사업으로 추진됐던 ‘영국 고속철 프로젝트 사업’이 이번 사태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 가치하락, 경기침체 등으로 원활한 자금과 설비 수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 공사추진은 불리해질 전망이다.

2013년부터 영국 내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던 완다그룹 등은 파운드 평가절하와 경기둔화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맞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기업은 갑작스런 엔고에 ‘일본판 리먼사태’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엔화는 지난 24일 장중 한때 1달러 당 99엔까지 치솟으며 아베 총리가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 할 정도였다.

이 밖에도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웨일즈에 있는 생산공장을 프랑스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으며, 이태리 기업이나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옮겼던 피아트는 다시 본사를 EU 역내로 재이전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영국에 진출해 있는 100여개 우리기업들은 브렉시트 충격 속에서도 큰 동요 없이 장단기 영향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파운드화 가치하락에 가장 민감해 하고 있으나 영국이 EU를 완전 탈퇴하기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그동안 영국 내 비즈니스 지속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현지 영업전략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현재 보이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우리 기업은 차분하지만 신속하게 위기대응에 나섬과 동시에 시장여건 및 환율변동에 따른 틈새수요를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