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정몽구 품질경영' 정의선이 꽃 피우다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6-23 16:06 수정일 2016-06-23 16:28 발행일 2016-06-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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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1관에서 열린 현대차 브랜드 전략 미디어 발표회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989년 이른바 ‘부르몽의 악몽’ 이후 수차례 강조했던 말이다.

당시 캐나다 퀘백주 부르몽에 첫 해외생산 기지를 완공한 현대차는 쏘나타2를 본격 생산하고 판매에 나섰지만 형편 없는 품질로 ‘최악의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캐나다 코미디언들이 개그 소재로 사용할 만큼 현대차의 대외 이미지는 추락했다. 첫 해외공장 완공으로 환희에 가득찼던 정몽구 회장의 마음은 결국 4년만의 철수로 쓴 웃음만 지어야 했다.

그로부터 27년 후인 2016년, 정몽구 회장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대 반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의 유력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의 신차 품질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품질경영’의 화려한 꽃을 피운 것이다.

제이디파워는 22일(현지시간) ‘2016 신차품질조사(IQS)’를 발표했다. 전체 33개 브랜드 가운데 기아차는 그동안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포르쉐를 겪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4위에서 한단계 올라 3위를 기록했다. 엑센트, 그랜저 등 총 4개 차종은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했고, 제네시스(DH), 아반떼 등 7개 차종은 ‘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

기념촬영 위해 이동하는 정몽구<YONHAP NO-136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연합)

2000년 진행된 조사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전체 브랜드 가운데 34위, 기아차는 37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고객이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 제일주의’ 원칙이 결실을 맺으면서 고품질과 프리미엄을 자랑하던 도요타, 렉서스, BMW 등을 모두 발 밑에 두게 됐다. 정 회장의 뚝심이 세계 시장에 통한 것이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은 그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그대로 전수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의 품질경영은 지난해말 출범한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로 점철된다. 이번 신차 평가에서 2세대 제네시스(DH)는 중형 프리미엄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며 제품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아버지 정 회장이 품질의 기본이라 할 수 완벽한 공정 시스템을 통해 불량율 ‘제로’에 도전했다면,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인재영입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2006년 기아차 대표 시설 영입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드림팀으로 불리는 비어만 현대·기아차 시험·고성능 부사장,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담당 전무,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등이 그들이다.

현대·기아차는 관계자는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도 글로벌 5위의 자동차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품질경영이라는 굳건한 뿌리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최고의 품질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선의 무기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최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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