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이야기] ‘O2O시장’이 뜬다… 메쉬코리아 같은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6-06-21 13:21 수정일 2016-06-21 13:30 발행일 2016-06-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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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배달, 피자배달, 택배 등 전국에서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이미 5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가운데 배달대행을 하는 사람도 25만 명 정도 된다는 것. 더 놀라운 건 온라인쇼핑시장이 커지면서 배달대행시장도 약 15조규모로 팽창했다.

이 배달시장을 제대로 겨냥한 업체가 있다. 메쉬코리아다. 근데 이 회사를 창업한 사람들은 유정범 대표는 배달시장 출신이 아니다.

유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받고 딜로이트컨설팅뉴욕에서 근무한 회계전문가. 이 회사의 기술총괄을 맡고 있는 김형설 이사도 일리노이대에서 컴퓨터공학박사를 받은 사람. 운영을 담당하는 이희수 이사도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약 40명의 시스템 개발진도 대부분 미국 명문대 출신이다. 근데, 이런 사람들이 오토바이배달사업을 어떻게 감당해낼 수 있을까?

그래서 처음 이들이 사업을 시작할 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요즘 대한민국의 배달시장을 서서히 점령해나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전략이 먹혀들어갔을까?

이게 바로 ‘오투오(O2O)시장의 확산 덕분. O2O시장이란 온라인(Online)시장과 오프라인(Offline)시장을 융합하는 걸 말한다. 물론 O2O시장은 일찍이 형성된 시장이다.

성주에서 유기농 참외를 생산하는 농부가 온라인을 통해 서울에 있는 고객에게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이 지금까지의 O2O시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O2O시장은 그렇지 않다.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업체들을 통합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배달업체가 전국의 모든 유기농사업자들과 연계해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참외를 배달하는 체제다.

이렇게 쉽게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이 회사의 성공의 지름길은 ‘투자유치’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O2O사업을 하겠다는 사업전략을 가지고, 1차로 산은캐피탈 등에서 40억원을 유치했다. 이어 휴맥스 등으로부터 20억 원을 유치하고, 다시 산은캐피털 등으로부터 무려 50억 원을 더 투자받았다.

이 정도의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장사를 못할 리가 없지 않을까.

근데, 거꾸로 생각해보자. 도대체 오토바이배달을 하겠다는 회사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했을까? 하지만 이 투자업체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O2O시장이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과감히 투자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회사는 배달현장을 무시하는 기업이 아니다. 유정범 대표는 오늘도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현장을 직접 뛰어다닌다. 메쉬코리아와 제휴한 기사는 이미 1만 명을 넘어섰다. 전담 배달 기사 수도 3000명을 넘었다. 하루 배달할 수 있는 건수는 180만 건에 이른다. CU, 맥도날드, 신세계, 이마트,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대기업과도 운송관리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별도의 평가법을 활용,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배달기사들은 A B C D E F 등급으로 분류, 수행비용을 따로 책정한다. 이 분류방법도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배달기사들의 성실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교육시스템도 만들어 놨다. 어떻게 배달해야 고객들로부터 칭찬을 받는지 철저하게 분석해놨다는 얘기.

올 들어 메쉬코리아 이외에도 야놀자, YAP, 화이트위클리 등 O2O기업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금, 돈 벌 생각이 있다면 O2O에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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