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선점 뺏긴 현대차, ‘신형 그랜저’ 조기투입 할까?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6-09 16:08 수정일 2016-06-09 16:08 발행일 2016-06-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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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우선 공개…'SM6-신형 말리부' 견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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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올라온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 예상 모습 (보배드림 캡쳐)

현대자동차가 ‘SM6’, ‘신형 말리부’ 등 굵직한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경쟁사의 잇따른 신차 출시로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신형 ‘그랜저’ 조기 투입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5월까지 국내에서 총 28만1154대를 판매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77대 늘어나는데 그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가 13.5%, 한국지엠 16.2%,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각각 18.5%, 10.7%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올해 국내시장에서 얼마나 고전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이는 ‘아이오닉 시리즈’ 등을 제외하면 올해 이슈를 선점할 수 있었던 신차가 부재한 것이 원인으로 올 12월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IG)를 9월 우선 공개해 이슈 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형 공개와 함께 사전 계약 판매를 시작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그랜저 신화’를 다시 쓸 예정이다.

그랜저는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넘버 1’으로 불릴 만큼 견고한 판매량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 모델 노후화와 경쟁사 신차가 출시되면서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달에는 그랜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할부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신형 그랜저로 차량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전달보다 0.4% 늘어난 5144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마케팅에 유독 신경을 쓰는 이유는 ‘중형차 이상의 중형차’라는 컨셉트로 준대형차 고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를 적극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실제 SM6는 지난달 7901대가 팔리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 5.4%를 차지했다. 신형 말리부 역시 3주간 진행된 사전계약 기간 동안 1만5000여대가 계약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현대차의 쏘나타는 물론, 그랜저 고객층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 공개와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형 그랜저는 아반떼-쏘나타-제네시스로 이어지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핵사고날 그릴이 적용되고 3.3 GDI 가솔린 엔진과 디젤, 하이브리드, LPG 모델 등 총 5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