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실종'…현대차 등 車업계 가솔린+친환경 주력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6-07 15:56 수정일 2016-06-07 16:22 발행일 2016-06-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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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차)

‘친환경’ 이미지를 덧입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디젤차(경유차)’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폭스바겐에 이어 닛산까지 배기가스 조작 파문에 휩싸이면서 신뢰가 바닥을 치는 가운데 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디젤차 억제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던 ‘디젤 신차’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출시했던 신차는 약 60여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차였지만, 올해에는 출시를 미루는 분위기다.

실제 올 하반기 예정된 신차는 13종으로 이 중 디젤차는 마세라티 르반떼 등 일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과 메르세데스-벤츠가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10세대 신형 E-클래스 라인업에 디젤 모델이 추가된 것 외에는 디젤 신차는 눈에 띄지 않는다.

디젤차가 사라진 자리에는 럭셔리 가솔린 세단과 친환경차가 메꾸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가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가솔린 세단 G80 등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기아차 역시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도 주행거리 연장 시스템이 적용된 볼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SUV QM6를 제외하면 디젤차 출시 계획은 없는 상황으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올 하반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포드, 링컨 등은 대형 럭셔리 세단을, 아우디는 스포츠카 R8 선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개막한 부산국제모터쇼에 적극 반영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친환경차 30대가 전시됐다. 디젤차를 주력으로 삼던 폭스바겐 등 독일차 판매량도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디젤차 판매량이 70%에 육박하던 폭스바겐은 올 1~5월까지 누적 판매가 1만629대로 전년대비 25.7%가 줄었고 같은 기간 아우디 역시 17.4%가 감소했다. 올 1~5월까지 전체 수입 디젤 차량은 전년대비 4.2% 줄어든 6만1991대가 팔렸다.

전문가들은 디젤차 판매 감소 폭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부가 디젤차에 지원하던 각종 혜택을 폐지하고, 2005년 이전 노후 경유차에 대해서는 2019년까지 조기폐차를 마무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각국 환경규제 강화로 디젤차 판매는 장기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은 가솔린 세단이나 친환경차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