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최상목 차관은 왜 중소기업을 방문했나?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6-06-07 09:07 수정일 2016-06-07 09:09 발행일 2016-06-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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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대영유비텍은 정보통신기술(ICT)업체다. 종업원수 186명 규모의 중소기업인 이 회사는 공중통신망, 국방통신, 도로교통시스템(ITS), U-시티 프로젝트 등을 수행한다. 이런 회사에 지난 26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방문했다. 산자부나 미래부 차관이 방문했다면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지겠지만, 기재부 차관이 개별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닌가.

최 차관은 왜 대영유비텍을 찾아갔을까? 최 차관이 이 중소 ICT업체를 방문한 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EDCF는 기재부에서 예산을 배정해주는 개도국지원기금이다. 그렇다면 EDCF를 통해 기재부는 어떻게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해줄 수 있다는 걸까.

일단 대영유비텍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EDCF의 방글라데시 인터넷 확충사업에 참여하면서 해외진출을 시작했다. 근데 여기서 사업실적이 높아지자 미주개발은행(IDB) 등 국제기구 사업을 계속적으로 수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EDCF 사업은 개도국의 경제 및 인프라사업에 장기 저리로 지원해주는 차관사업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 사업에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열려있다고 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업체들의 경우 해외 현지 패키지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데, 베트남에선 교통정보센터와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방글라데시에선 데이터센터와 토지측량시스템 및 교육훈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우즈벡에선 아동병원사업, 의료정보시스템, 교육훈련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날 최 차관은 “대영유비텍과 같은 성공사례의 확산을 위해 EDCF와 같은 공공재원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의 컨설팅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UNESCO방문 특별연설에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2억 달러 규모의 개도국 지원 구상을 발표했다. 이들 지원 프로젝트는 단순히 개도국에 돈만 지원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개도국 스스로 만들기 어려운 정보통신시스템을 한국 중소기업기업들이 구축해주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이 같은 개도국지원 프로젝트 안에는 정보통신기술 분야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여건을 고려해 기재부는 중소기업이 EDCF 사업을 수주할 경우 금리를 무이자로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66억 원이던 EDCF 컨설팅 사업비를 75억원으로 늘렸다.

중소기업이 EDCF를 통해 해외에 진출할 경우 특별한 혜택이 하나 더 있다.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개도국에 진출할 때는 현지 전문가를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EDCF를 활용하면 이 기금의 해외사무소가 채용한 믿을 만한 해외전문가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EDCF 해외사무소는 지난해 6명이던 현지전문가를 14명으로 늘렸다. 이 기금은 ICT기반 서비스업을 ‘우선지원사업’으로 정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교육 및 시스템운영 사업 등 운영하는 중소기업들이 개도국 진출할 기회가 생겼다. 이제 ICT관련 중소기업들은 이 기금이 어떤 사업을 펴고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할 때가 왔다.

따라서 이번 최상목 차관의 중소기업방문은 EDCF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면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도 확대하는 최고의 윈윈(win-win)전략으로 평가된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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