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펜션 과밀화 현상 이대로 괜찮은가?

허경태 기자
입력일 2016-03-21 15:03 수정일 2016-03-21 15:47 발행일 2016-03-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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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군의 인구는 2014년말 기준 6만7000여명이다. 하지만 한해 강화군을 찾는 관광객 수는 350여만명이나 된다. 강화군으로서는 관광산업이 주 수입원인 셈이다. 

하지만 요즘 강화의 관광 산업은 과밀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2005년부터 시행중인 농어촌민박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흔히 펜션으로 불리는 민박 영업이 외지인에게 점령되면서 농어민의 소득증대로 연결시키려던 당국의 입법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본지는 농어촌 민박(펜션)의 현황 및 실태조사를 통해 과밀화되고 있는 강화의 농어촌 민박 현 주소와 그에 따른 개선대책을 모색해 본다.

강화군의 한 펜션
펜션의 과밀화로 영업부진이 우려되는 강화군의 한 펜션 전경

2013년도와 2014년도 강화의 농어촌 민박의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각각 679개소와 680개소가 운영됐고, 2015년도에는 646개소가 운영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소당 4명의 인원이 종사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강화군 전체 인구 중 약 4%가 농어촌민박에 종사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기간 농어촌 민박의 신규등록 업소와 폐업 업소 수를 살펴보면 2013년도에 신규진출 36개소, 폐업 21개소, 2014년도 신규 54개소, 폐업 53개소, 2015년도 신규 45개소, 폐업 96개소로 지난해 폐업 업체가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규업소가 큰 폭의 변화없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폐업 업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 강화군은 영업부진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전출도 폐업의 이유가 되지만 강화군 펜션 산업이 은퇴업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은퇴자들이 대거 유입되어 손쉬운 펜션 개업에 참여함으로써 과밀화가 진행되고, 시설 수준도 높아지면서 기존 농어촌 민박업소의 영업부진이 야기되고, 영업부진이 시설개선으로 만회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한 몫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형 생활형숙박업소(취사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숙박업소)가 11개소나 되고, 115개나 되는 일반형 숙박업소 중 일부도 펜션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등 펜션이라는 기존의 민박 형태의 숙박업체에 대한 진입 장벽이 아예 없는 실정이다. 또한 농어촌 민박이라는 당초 입법취지가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해 규제 자체가 없어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점도 과밀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지역에서 10여년 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6)씨는 “수년 전부터 이 지역에 펜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영업이 안 되는 상태에서 너나없이 펜션업에 뛰어들어 지역 숙박업이 동반 운영난에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허경태 기자 hkt00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