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리, 18일 별세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6-02-20 09:54 수정일 2016-02-20 10:13 발행일 2016-02-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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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후속작 '파수꾼' 출간
전 세계에서 4000만 부 이상 팔린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그는 지난해 무려 55년만에 ‘앵무새 죽이기’의 속편격인 ‘파수꾼’을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진열돼 있는 파수꾼 책자. (연합 제공)

미국의 ‘국민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기’ 의 작가 하퍼 리가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미국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하퍼리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장례일정도 발표되지 않았다.

하퍼는 1926년, 앨러배마 주 몬로빌에서 변호사이자 주의원을 지낸 아마사 콜맨 리의 4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몽고메리의 헌팅턴 대학에 진학학 하퍼는 1학년만 다니고 앨러배마 대학에 편입했지만 졸업은 하지 않은 채 1949년 뉴욕으로 이주, 항공사 예약창구 직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60년에 발간된 하퍼의 첫 작품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러배마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흑인 차별 실태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낱낱이 고발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0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20세기 미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의 반열에 들어가 있다. 1991년 미 의회 도서관의 조사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미국인의 삶에 가장 영향을 준 책으로 꼽혔다.

하퍼는 이 작품으로 1961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1962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주연인 그레고리 펙이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앵무새 죽이기’로 세계적인 명사의 반열에 올랐지만 하퍼는 ‘은둔의 삶’을 살았다. 특히, 언니의 병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는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2007년 뇌졸중을 앓았지만,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인 2015년에는 55년만에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 ‘파수꾼’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1950년대에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집필됐지만, 내용은 20년 뒤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속편격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