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규모 84㎡의 굴욕…미분양 10채 중 7채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2-17 15:23 수정일 2016-02-18 09:11 발행일 2016-02-17 1면
인쇄아이콘
2016021701010008601_p1
수요자들의 중소형 선호현상으로 전용면적 84㎡ 공급이 늘면서 미분양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 10채 중 7개 이상이 60~84㎡에서 발생했다.(연합)

작지도, 크지도 않은 중간 크기의 84㎡형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1인가구가 급증하는 데다 최근 1~2년 사이에 과잉공급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전용면적 84㎡가 가장 잘 팔리던 주택형에서 가장 안 팔리는 주택형으로 전락했다.

84㎡는 그동안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선호돼 왔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임대사업용으로 소형아파트를 찾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59㎡보다 선호도가 낮아졌다.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청약통장을 모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시오시티’만 보더라도 59㎡는 107.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84㎡는 36.0대 1에 그쳤다.

미분양 가구수도 월등히 많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6만1512가구로, 이 중 71%에 해당하는 4만3690가구가 60~84㎡에서 나왔다. 반면 60㎡ 이하 소형 미분양은 9336가구, 85㎡ 초과 대형은 8486가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1인가구 증가와 함께 84㎡의 공급과잉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된 51만5886가구 가운데 90%가 넘는 47만6897가구가 85㎡ 이하였다. 그 중 60~85㎡ 주택형에서만 34만4916가구가 분양됐다. 85㎡ 초과 물량은 3만8996가구에 머물렀다.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수요자들의 중소형 선호현상이 뚜렷한데 건설사 입장에서 수익이 낮은 59㎡보단 84㎡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대형은 할인분양을 통해 소진했지만 중형은 할인폭도 키우기가 힘들어 어떻게 팔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