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이유앤의 오너스 엔지니어가 뜬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6-02-16 16:44 수정일 2016-02-16 16:52 발행일 2016-0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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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스 엔지니어(owner’s engineer)‘가 건설분야에서 새로운 유망 사업분야로 떠올랐다.

오너스 엔지니어란 ‘오너가 원하는 대로 모든 걸 다해준다’는 뜻. 지금까지 건물분야는 발주자인 오너가 원하는 설계를 그대로 해주진 않았다.

아파트를 한번 생각해보자. 분양을 받는 아파트의 오너는 설계과정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이미 설계된 아파트 가운데 자기에게 알맞은 집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오너스 엔지니어는 오너가 건설업체와 동일인이 되어 사전에 심리 지리 건물형태 자금 등 모든 요건을 조사평가해서 건물을 지어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미국에서 먼저 시행돼 요즘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휴스턴에 있는 도리스, 매사추세츠에 있는 SDA 등이 이 방식으로 플랜트를 건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중.

특히 미네소타에 있는 테시먼트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이 방식을 도입, 상가 및 고급주택을 지어줬는데 예상외의 성과를 거뒀다.

독일 쾰른에 본사를 둔 튀프라인란트도 플랜트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솔루션을 도입, 국제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오너스 엔지니어를 도입, 새로 도약하는 건설업체가 나타났다.

이 회사의 이름은 이유앤(EUN·대표 윤해균)이다.

이유앤은 발주자 입장에서 사업타당성 및 경제성 검토 등을 전적으로 오너(발주자)입장에서 기획 설계 시공을 해준다. 이렇게 얘기하면 “지금까지 발주자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은 건설회사가 도대체 어디 있나”라고 반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오너스 엔지니어란 발주자와 건설회사가 서로 타협해서 설계를 하는 게 아니라 법적으로 발주자의 책임을 모두 맡아주는 시행방식이다.

전문적으로 얘기하자면 오너스 엔지니어는 상당주의(相當注意·due diligence)를 실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상당주의란 국제관계 및 선박보험에 적용되던 용어인데 이제 건설업계에도 도입된 개념.

쉽게 말해 오너가 책임져야 할 사업시행과정상 모든 문제점을 건설회사가 다 맡아 해결해준다는 뜻.

오너스 엔지니어를 시행중인 이유앤(

www.eun.co.kr)은 지난 98년 도원엔지니어링으로 출발했다. 초창기 이 회사는 중동지역의 플랜트건설로 잔뼈가 굵었다. 사우디 카얀프로젝트, 이란 제당플랜트 등 플랜트공사 수주로 도약을 했다.

국내에서도 식품 및 제약 분야에서 에스텍파마 평택공장, 동화약품 충주공장, 현대그린푸드 밀양공장, 참조은 공주공장, 조인 음성공장 등을 건설했다.

이들 공장을 건설하면서 도원엔지니어링은 급성장을 했다. 연매출이 1100억 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회사는 베트남 하동산업단지 개발사업을 하면서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시련을 겪었다.

이 회사가 시련을 겪게 된 원인은 결국 발주자의 주문보다 건설업자의 이익에 더 중점을 뒀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이 회사의 윤해균 대표는 이때의 뼈저린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선 ‘발주자가 곧 나 자신’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오너스 엔지니어 시스템을 도입, 지난 3년간 새로운 방식의 건설시스템을 구축했다. 윤해균 대표는 “앞으로 이유앤은 약품회사 식품공장 예술빌딩 IT공장 동물사료공장 상가 고급주택 등을 오너스 엔지니어 방식으로 건설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유앤이 미국과 독일의 업체들처럼 세계적인 오너스 엔지니어 기업으로 부상하길 기대해본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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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