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텍高, “우리 학교에는 친일인명사전 들여놓지 못한다"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2-11 16:17 수정일 2016-02-11 16:17 발행일 2016-02-11 99면
인쇄아이콘
\"친일인명사전 구내 예산 30만원 반납하겠다”

서울 용산구의 사립 특성화고교인 서울디지텍고가 서울시교육청이 교부하는 ‘친일인명사전’ 예산 30만원을 거부키로 해 주목된다.

친일인명사전 구매 예산을 반납하기로 한 학교는 서울디지텍고가 처음이며,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시내 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추진, 논란을 야기했다.

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은 11일 친일인명사전 구매 예산 30만원을 교육청에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교장은 “(친일인명사전을 둘러싸고) 논란도 많고 해당 책자가 다루는 내용이 역사교육에서 시급한 일도 아니라고 판단해 내부 검토와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 같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일 서울의 중·고교 583개교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을 한 질(전 3권)씩 배포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지난해 교육비 특별회계에 편성한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학교당 30만원)을 올해 예산으로 이월해 중·고교에 교부, 이달 안으로 교내 도서관에 사전을 비치한다는 방침이다.

2009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찬양하거나 독립을 방해하고 수탈·강제동원에 앞장선 것으로 파악한 4389명의 친일행적을 수록했다. 일부에서는 이 사전의 내용이 편파적이고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서울디지텍고는 2014년 1월에도 친일·우편향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복수 채택한 바 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