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개포지구, 반포 바통 이어 받나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2-10 15:25 수정일 2016-02-10 18:47 발행일 2016-02-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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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포주공3단지 관리처분계획 인가<YONHAP NO-2549>
현대건설이 오는 6월 분양에 나설 개포주공 3단지. 지상 7∼33층 건물 23개동으로 재건축된다. 가구당 49∼142㎡ 면적으로 132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사진은 개포주공3단지 조감도. (연합)

서울 강남 개포지구 일대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된다.

개포지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저밀도 아파트 밀집 지역이자 재건축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개포주공2단지를 시작으로 릴레이 분양에 돌입한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지구에서 개포시영, 개포주공1~4단지 등 현재 5개 단지의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주공 2단지이다. 삼성물산이 ‘래미안 블레스티지’라는 이름으로 재건축해 오는 3월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23개동, 전용면적 49~182㎡로 구성된다. 총 1957가구 중 396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이어 현대건설이 오는 6월 3단지 분양에 나선다. 현대건설이 고급 브랜드로 론칭한 ‘THE H’가 처음으로 적용된다. 총 1320가구 가운데 7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두 단지 모두 시공업체와 재건축조합 간 3.3㎡당 3600만~3800만원 수준에서 일반분양가 협의가 이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인근 대치동에서 분양된 ‘래미안 대치 청실’ 분양가 32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신반포자이가 4290만원이라는 최고 분양가에도 완판을 기록한 만큼,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신반포자이가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반포지구 청약열기가 올해 최대 장이 설 개포지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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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한 시영아파트(삼성물산)는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주공 4단지(GS건설)와 1단지(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도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내년 분양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개포지구 저밀도 단지들의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일대는 1만50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신흥 주거타운으로 거듭나게 된다. 2000년대 진행된 잠실·반포 저밀도 재건축 사업보다는 사업 속도가 더디지만 주거환경·학군 등 파급력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개포지구는 강남에 마지막 남은 저밀도지구로 10년 가까이 사업이 답보 상태에 있었지만 주택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첫 분양에 들어가게 됐다” 며 “대형건설사들의 상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