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국가철도망 계획안과 전망… '수서역' 제2의 철도허브 조성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2-03 15:13 수정일 2016-02-03 18:59 발행일 2016-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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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주요 도시간은 2시간대, 대도시권은 30분이내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전문가들은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단기적인 지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역이 들어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함영진 센터장은 “철도가 구축돼 역세권으로 개발되고 인근에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조성되면 토지가격이 상승하고 유입 인구가 늘면서 주택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토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에는 모든 생활권이 지하철이나 철도 중심으로 형성되는 추세라 지하철·철도역이 주택가격이나 토지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철도망이 연결돼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개선되면 인근 부동산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 만큼 철도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고 가격도 전반적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3차 국가철도망 구축 사업의 수혜지로 일단 강남 수서와 경기 남부, 수도권 일대 주요 신도시 등을 꼽았다.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연구를 진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은 우리나라 인구가 2030년 5216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때까지 교통수요가 계속 늘고, 2026년이면 고령인구가 20%에 이르면서 철도 등 대중교통 선호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필요한 재원은 총 74조1000억원이며, 한국교통연구원은 최근 재정운용을 감안해도 재원조달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사업비는 국고 53조7000억원, 지방비 4조원, 민자 9조5000억원, 기타 6조9000억원으로 이뤄진다. 3차 철도망 계획이 완료되면 철도운영 연장은 3828㎞(2014년)에서 50517㎞(2026년)로 늘고, 복선화율 68%, 전철화율 84%를 달성하게 된다.

눈에 띠는 것은 서울 수서역이 서울역에 이어 제2의 철도 허브로 조성된다는 점이다.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16∼2025년)에 수서∼광주선 신설사업을 포함시켜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경기도 광주를 연결하는 19.2㎞구간에 8935억원을 들여 복선전철을 놓겠다는 것이다.

올해 8월 수서발 고속열차(SRT)가 개통해 수서역에서 부산, 목포행 고속철을 타는 것은 물론이고 수서∼광주선이 신설되면 강원도와 중부내륙행 철도를 수서역에서 타고 내릴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강원도나 중부내륙지역으로 이동하는 철도는 청량리역에서 이용해야 하기에 강남 등 수도권 남부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그러나 수서∼광주선을 신설하면 현재 건설 중인 중부내륙선, 여주∼원주선 등과 연결되기에 수서역에서 경부선, 호남선은 물론 이들 철도노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철도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산단·항만에 연결하는 철도망도 늘린다. 대야∼새만금항, 사곡∼구미산단, 합덕∼아산산단∼석문산단, 지천∼대구산단, 동해∼동해신항, 월곶∼인천신항, 부산신항선∼부전마산선 등 7개 사업이 선정됐다.

통일에 대비해서는 작년에 경원선 백마고지역∼군사분계선 11.7㎞ 남측구간 복원공사를 시작한데 이어 3차 철도망계획에 동해선 강릉∼제진 연결사업을 신규로 추가했다. 2006년 동해선 중 금강산∼제진, 남북구간을 연결했으나 정작 남측의 제진∼강릉 104.6㎞ 구간이 끊겨있다. 강릉∼제진 연결 사업비는 2조3천490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최근 제주공항 마비사태로 급부상한 ‘목포∼제주 해저터널 고속철도 건설사업’은 3차 철도망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목포~제주 해저터널은 총 연장 167㎞, 총 사업비는 16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