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한·중캐피털’ 활용해 중국 진출하기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6-02-02 08:54 수정일 2016-02-02 08:54 발행일 2016-0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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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저왕은 중국 선전캐피털그룹 이사장이다. 63년생인 그는 난징항공대에서 공학박사를 받고 젊은 나이에 선전에 있는 타이캉신공업의 CEO가 됐다.

이때부터 그는 ‘전략투자’에 관심을 가졌다. 97년 8월 선전시 공무원이 된 그는 선전시 뤄허구 구청장을 역임하면서 뤄허구에 첨단기업들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았다.

짙은 눈썹에 단호한 성격을 가진 그는 ‘전략투자’를 직접수행하기 위해 선진시가 28%를 출자한 선전캐피털그룹의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그는 ‘전략투자의 귀재’로 불리게 됐다. 선전캐피털의 직접투자 수익률이 36%에 이른데 따른 것.

선전캐피털은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50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현재 운용중인 펀드는 모두 116개. 운용규모는 179억 위안, 원화로 약 3조3000억 원에 이른다. 중국에서 1~2위를 다툰다.

이런 거대 캐피털이 한국과 손을 잡았다. 중국의 캐피털운용사인 포천캐피털을 앞세워 600억달러(민간 300억달러 포함)를 내놓았다. 한국 중소기업청도 모태펀드 400억 달러를 출자해 화답했다. 덕분에 1억 달러 규모의 한·중합작벤처펀드가 탄생했다.

이 펀드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한국측 펀드운용회사는 SV인베스트먼트로 결정됐다.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 있는 이 회사는 이미 벤처펀드결성을 통해 한국중소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74억원 규모의 한·중 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결성했으며, 올 들어서도 460억 원 규모의 한·중문화ICT융합펀드를 만들었다.

SV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으로는 코스닥 상당업체인 우노앤컴퍼니를 들 수 있다. 우노앤컴퍼니는 인조가발분야에서 세계적인 제조업체. 첨단기술로 생산된 가발을 수출, 세계점유율 3위로 부상했다. 디오텍도 SV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한 기업. 모바일 단말기용 응용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삼성 소니모바일 등에 공급한다.

공업용 사파이어 생산업체인 사파이어테크놀로지도 이 회사가 투자한 기업이다. 에너지절약 건축기술 기업인 에너지솔루션즈, 국내최대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인터로조도 SV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

이번에 결성된 한·중합작 캐피털에 기대를 거는 건 중국측 운용회사도 세계적인 기업이어서다. 중국측 운용사의 이름은 포천링크. 이 회사도 약 2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중인 회사다. 포천링크의 CEO인 칸즈동은 선전창업투자협회 회장, 상해증권업협회회장등을 거친 전형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 그는 대외관계가 좋아 중국 전체시장을 커버하는 유일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일본과의 합작펀드도 결성했다. 일본 중소기업을 중국에 상륙시키는데도 성공을 거두었다.

일본 도쿄 시부야에 본사를 둔 테라모토(대표 도코시게토로)는 이륜 및 삼륜 전동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에 진출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포천링크에서 투자도 받고 경영지원도 받아 중국시장에 전동차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앞으로 중국벤처펀드의 투자도 받고 시장진출도 꾀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중합작펀드가 출발했으므로 한국 중소기업들도 이 펀드를 운용하는 SV인베스트먼트의 문을 두드려 중국시장진출 기회를 잡아야 할 때가 왔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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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