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들어서니 공원·캠퍼스가 따라오네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2-01 16:19 수정일 2016-02-01 18:28 발행일 2016-02-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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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전경<YONHAP NO-0715>
링키지 개발 방식이 적용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송도에선 인천아트센터, IBS빌딩,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아파트 수익금 일부로 건립됐다.(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아파트를 짓는 조건으로 또는 그 수익금으로 공공시설을 건설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민간사업에 공적인 책임이 더해진 개념으로, 건설사는 분양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어 입주민은 주거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장점이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민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 직동공원에서 3월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아파트가 공급된다.

앞서 2009년 5월 국토교통부는 장기 미집행 공원 부지의 해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기업이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면 남은 부지에서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아 참여하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자, 작년 초 기부채납 비율을 기존 부지면적의 80%에서 70%로 낮추고 나머지 30% 땅엔 주거·상업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였다.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이 특례제도에 따라 처음으로 개발되는 민자사업 아파트다. 직동공원은 1954년 공원시설로 지정된 뒤 60년 넘게 사업비 부족 등으로 방치돼 있었지만 아파트 분양과 함께 의정부 최대 공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착공과 함께 공원 조성공사도 들어갈 예정”이라며 “입주 때는 공원을 단지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대행사 이삭디벨로퍼의 박영수 본부장은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외곽의 택지지구가 아닌 의정부 도심에 공급되다 보니 경쟁력이 높다”며 “특히 주거편의성이 떨어지던 의정부 지역에 랜드마크성 공원 개발로 상징성도 커 인근 주민들에게 기여하는 바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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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센터 조감도

반대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는 아파트를 먼저 분양한 뒤 그 수익금으로 지역을 개발한 경우다.

포스코건설은 링키지(연동) 개발 방식이 적용된 송도국제도시에서 ‘더샵 마스터뷰’를 분양해 인천아트센터를 건립했다. 인천아트센터는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미술관으로 구성된다. 이 외에도 ‘푸르지오 하버뷰’와 ‘자이 하버뷰’를 분양한 수익금으로 각각 IBS빌딩과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세워졌다.

한라는 시흥시와 지역특성화사업 협약을 맺고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에 아파트 6700가구를 분양하고 얻은 수익금 4500억원을 서울대 캠퍼스 조성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아파트는 모두 완판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민자, 링키지, 지자체와의 협약 등 명칭은 다르지만 아파트를 개발하면서 지역 개발도 함께 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택지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입지만 좋다면 수익금 일부를 일부를 공공사업에 쓰더라도 사업을 진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