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신청사 이전 "쉽지 않네"…업체 '협박·비아냥' vs 공무원 '벙어리 냉가슴 앓이'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6-01-28 12:25 수정일 2016-01-28 12:25 발행일 2016-01-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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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내달 안동·예천으로 신청사를 이전하면서 청사의 갖가지 시설물 설치와 관련한 민원인들의 협박과 비아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는 내달 21일까지 전 부서 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신도청 시대를 열 계획이다.

도는 사무용품 집기류나 사무용 가구 등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일부 해당업체 관계자들이 계약부서를 찾아와, “밤길을 조심하라”, “이 따위로 일을 처리하면서 세금은 왜 걷냐”는 등의 협박으로 생계를 위협해 곤란을 겪고 있다.

실제 도청 각 실과 66개소에 설치될 정수기 계약을 놓고 서울의 A업체가 찾아와 “현재 일부 관공서에 납품이 돼, 사용이 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가 돼 있다”고 주장하며 정수기 설치를 요구했다.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비싸 사용에 곤란을 겪은 도는 각 부서별 의견을 모아 최근 B업체와 계약을 맺어 A업체로부터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도는 일부 사무실에 우선 작은 크기의 A사 제품 설치를 요구했으나, 해당 업체는 “그렇게는 못한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 백영길 회계과장은 “이 뿐만아니라, 건달 같은 사람들이 찾아와 우리 회사 제품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등의 협박이 끊이질 않았다”면서 “실제 각 부서별 계약 체결도 가능하나, 도청 전체적으로 일괄 계약을 체결하면 비용도 싸고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같은 협박을 받더라도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사무용 가구와 전세 버스 임대 등의 계약을 치르면서 “계약이 잘못됐다. 관련 공무원이 한쪽 업체편을 들어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등의 민원 글이 한때 홈페이지에 올라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한편 도는 신청사 시설비(리모델링) 명목으로 26억원과 책상 등의 집기류 구입에 자산취득비로 16억원 예산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브릿지경제 2015년 6월 23일·7월 5일자 19면)

도는 지역 상황을 감안해 국가법에 따른 조달 입찰보다는 수의계약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가구업체는 조달 등록된 지역업체 17개 업체에 전체 구입비의 50% 이상 참여를 꾀하고, 청사 리모델링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줄어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사 업체는 전체 물량에 일정을 맞춰 1개 업체로 경쟁입찰을 택하고, 통근버스도 지역업체를 최대한 우선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백영길 과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마련 운영해 지역 업체를 돕고 예산 낭비 사례를 줄여 도 재정 건전성을 꾀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이 이사 일정에 맞춰 투명한 방법으로 도청 이전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