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부른다”… 상가 ‘입체형’ 설계 속속 도입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1-19 15:39 수정일 2016-01-19 16:38 발행일 2016-01-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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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스트리트형 상가 커낼워크 전경.(사진=박선옥 기자)

기존 1차원적 박스형태의 상가가 입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찾아온 고객만 머무르게 하는 수동적인 상가에서 고객을 불러 돈을 쓰게끔 유도하는 적극적인 상가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 이에 스트리트형으로 꾸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고 테라스를 설치해 입면을 다양화하는 설계 기법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소비를 유도하는 입체형 상가가 인기다.

과거 대표적인 상가 밀집지였던 전통시장은 고객들의 소비 동선이 분산돼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를 보완해 80~90년대 나온 게 하나의 건물 안으로 다양한 업종을 유치하는 박스형의 일반적인 근린상가다. 근린상가는 2000년대 들어 주차가 쉽고 보다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몰(mall) 형태로 바뀌었다.

하지만 박스형과 몰 상가 역시 건물 안에서 소비가 이뤄지다 보니 고객이 머물러 있는 제한적이란 문제점이 제기됐다. 또 수요가 한정되고, 트렌디한 성향의 신규 소비자들은 찾지 않는 단점도 지적됐다.

최근의 입체형 상가는 이 같은 불편을 최소화해 나온 상품이다. 특히 도심권에 비해 상업시설 면적이 넓은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차도나 보행도로와 연접해 1~2층의 저층상가가 늘어서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와 길거리 접근성을 높여 집객력을 높일 수 있도록 테라스를 결합한 상가가 대표적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스트리트형·테라스형 상가는 가로수길, 판교 카페거리 등처럼 입소문만 잘 나면 외지에서도 고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며 “1~2년 사이 상가 분양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요자들의 동선과 주변의 지형까지 연계해 상가를 설계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인근 녹지나 수변천을 활용해 쾌적성을 더하거나 단지 내 조경시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동선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기존 입체형 상가보다 인기가 좋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에서 스트리트형 테라스 상가를 공급해 약 90% 이상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한화건설도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에 단지를 이용해 고객 접근성을 높인 ‘은평뉴타운 꿈에그린’ 상가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만 이들 입체형 상가의 경우 일반 근린상가에 비해 분양가가 높고, 업종 구성이 단조롭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스트리트형이나 테라스형 상가에는 음식점이나 카페 위주로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 점포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트렌드도 좋지만 투자금액과 업종구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