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였던 아파트 1층··· 이유 있는 ‘인기몰이’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1-06 15:49 수정일 2016-01-07 09:35 발행일 2016-01-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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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 금성백조 예미지 저층특화 이미지
동탄2신도시 힐링마크 금성백조 예미지 저층특화 이미지.(사진제공=금성백조주택)

아파트 1층, 상가 고층부, 중대형 주택형 등 이른바 미운오리로 불리던 비선호 부동산이 속속 백조로 변신 중이다. 특화평면을 적용하고 분양가를 낮추는 등 이들 부동산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건설사들이 꺼내든 카드가 적중한 것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찬밥 신세였던 아파트 1층이 가장 인기 있는 주택으로 변신하고 있다. 

작년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에서 입주에 들어간 ‘힐링마크 금성백조예미지’ 1층은 로얄층보다도 가격이 비싸다. KB부동산 사이트 기준 전용면적 84㎡ 1층의 시세가 4억5000만~4억7000만원인데 반해, 나머지 세대의 시세는 4억~4억5000만원이다. 

역시 지난해 경북 칠곡에서 입주한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1·2차’는 1층 매물 자체가 없다. 나와 있는 물건이 없다 보니 중개업소에서 시세 안내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분양권 상태인 3차의 경우 1층에 1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그 외 세대의 웃돈은 500만~700만원이다. 

이 두 아파트의 공통점은 ‘특화평면’에 있다. 힐링마크 금성백조예미지의 경우 84D타입의 1층을 복층형으로 만들었다.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는 71타입과 84타입 1층에 테라스와 지하 멀티룸(다락방)을 제공했다. 

분양마케팅업체 하우징멘토의 박정훈 본부장은 “안성푸르지오가 아직 계약일이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견본주택에서 특화된 1층 평면을 본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며 “특화평면 적용이 안 된 다른 단지와 비교해 2~3배가량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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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형으로 특화된 아파트 내부.(사진제공=중흥건설)

아파트와는 반대로, 상가는 1층을 제외한 다른 층은 인기가 없음에도 최근 비선호층이 먼저 판매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송도캠퍼스타운 애비뉴’는 지상 2~3층 상가가 1층보다 먼저 완판됐다. 또 동익건설이 서울 마곡지구에서 공급한 ‘동익드리마벨’도 8층이 가장 먼저 팔렸다. 

이들 상가 역시 설계의 힘이 컸다. 송도캠퍼스타운 애비뉴는 2~3층에 단지 조경이 가능한 테라스를 설치했다. 동익드리마벨 역시 8층이 옥상정원과 바로 연결되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1층보다 저렴한 분양가도 한 몫 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1층은 장사가 잘 된다는 인식 때문에 분양가가 비싼데, 이는 수익률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며 “1층 외 상가는 초기 부담액이 적고, 요즘에는 상가에도 특화설계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실속형 투자자들이 몰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중대형은 임대분리형 설계로 수요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임대사업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실거주와 임대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평면을 구성해 인기몰이에 나선 것이다. 

대우건설이 서울 아현뉴타운 1-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아현역 푸르지오’의 경우 같은 전용면적 109㎡이라도 임대분리형 평면인 B타입은 계약을 마무리한 반면, 그렇지 않은 A타입은 아직 미분양 상태다. B타입 원룸은 전세 2억5000만원, 월세 1000만원에 100만원 정도의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한라도 시흥 배곧신도시 ‘한라 비빌디 캠퍼스’ 전용면적 119㎡에 임대분리형 평면을 선보여 완판을 기록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