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6차산업이 뜬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5-12-21 13:56 수정일 2015-12-23 11:20 발행일 2015-12-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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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이 도약의 길을 찾았다. 6차산업이란 1차산업,2차산업,3차산업을 융복합한 것. 1+2+3=6이다. 또 1×2×3=6이다. 다시 말해 복합(더하기)을 하든, 융합(곱하기)을 하든 ‘6차산업’이 조성된다는 얘기.

6차산업은 1차산업인 농업과 수산업에 2차산업인 제조 및 정보통신 등을 부가하고, 3차산업인 유통 문화 등을 융합해 신산업으로 조성하자는 것이 목적.

6차산업이란 용어를 처음 만든 건 일본 도쿄대학 명예교수인 이마무라 나라오미(今村奈良臣)다. 농촌출신인 그는 도쿄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 학교에서 농업국가경비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74년부터 도쿄대 농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국가가 농업부문지원을 잘못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지적했다.

농업은 결코 농민만 먹여 살리기 위한 분야가 아니라,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한 분야라는 걸 역설했다. 정부가 농촌에 보조금을 자꾸만 지원할 게 아니라 농수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6차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하지만 일본에서 그의 주장은 그렇게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선 6차산업이 새로운 산업분야로 떠올랐다. 한국은 지난해 6차산업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9개 지원 전문기관을 설치했다.

‘제1차 6차산업 육성 5개년 계획’도 수립했다.

도쿄대의 이마무라 나라오미 교수는 일본의 6차산업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는 것은 정부 부처간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부처간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6차산업촉진을 위해 미래부, 산업부, 문화부 등 부처와 연계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6차산업화 협업과제 9개를 추진중이다. 산업자원부는 유통플랫폼을 활용한 6차산업 제품 판로확대를 지원한다. 문화부는 농촌관광자원 통합관리 및 연계 활용을 통해 농촌관광을 확대하고, 해양수산부는 어촌체험마을을 중심으로 어업의 6차산업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6차산업 경영자에 대해서는 현재 로컬푸드 직매장 등 지역 기반 판로를 중심으로 지원 중이며, 국제경쟁력을 갖춘 제품에 대해서는 수출시장 진출 지원을 검토 중이다.

최근 정부는 전국단위 실태조사를 통해 전국 7천여개 6차산업 경영자를 조사, 기초통계 자료도 확보했다.

이러한 정부정책 덕분에 6차산업 창업자수는 2013년 364명이었으나 2014년엔 396명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472명으로 증가했다. 6차산업 인증사업자의 매출액증가율도 지난해 11.2%에서 올해는 12%로 올라섰다.

실례로 30여년간 사과밭을 경영해온 한 과수업자는 사과가 밭떼기로 거래돼 제 값을 받지 못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6차산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사과만 재배하던 과수원에서 사과와인도 생산하고 와인체험공간도 마련한 것. 덕분에 8000만원 정도되던 매출이 2억2000만원 규모로 올라섰다.

앞으로 이 과수원에선 ‘나만의 와인만들기’, 사과파이만들기, 사과따기 체험 등 소비자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6차산업의 도약은 앞으로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양현봉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6차산업은 신성장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며,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차산업은 한국경제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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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