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무지개 조합원 ‘자이’ 택했다…GS건설 수주전 승률 100%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20 08:13 수정일 2015-12-20 15:26 발행일 2015-12-20 17면
인쇄아이콘
20151219_1358008
서울 서초 무지개아파트 시공사선정총회가 열린 19일 삼성물산과 GS건설 임직원 및 홍보요원들이 투표 직전까지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사진=박선옥 기자)

지난 2012년 서울 서초구 우성3차 재건축사업을 3표차로 삼성물산에 뺏긴 GS건설이 설욕전에 성공했다. 3년 만의 맞대결에서 GS건설은 삼성물산을 제치고 강남역 일대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 서초 무지개아파트의 시공권을 따냈다.

이로써 GS건설은 올해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승률 100%를 기록하며, 누적 수주액 8조180억원을 달성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초 무지개아파트 시공사선정총회에서 GS건설이 725표를 획득, 402표를 받은 삼성물산을 323표 차로 따돌렸다.

이날 수주전의 열기는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삼성물산과 GS건설 임직원 및 건설사에서 파견된 홍보요원 100여 명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조합원이 단지를 나서고 총회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눈을 맞추고 인사를 했다.

특히 친분을 쌓은 조합원이라도 나타나면 90도로 고개를 숙여 표를 부탁하고, 보이지 않는 조합원에겐 일일이 전화를 해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총회장 문이 닫힌 이후에도 동네를 오가는 조합원 가족을 만나자 “안에 있는 조합원님께 꼭 좀 우릴 찍어달라고 전해달라”며 막판까지 표심을 잡기 위한 안간힘을 썼다.

이들은 근처 카페 등에서 잠시 녹이다 오후 5시께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되자 다시 서이초등학교 정문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1시간 정도를 기다린 끝에 자이가 래미안을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GS건설과 삼성물산 직원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수주 과정에서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준 두 건설사지만 결과가 나오자 일부에서는 “축하한다”, “그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또 삼성물산 직원들은 무지개아파트 입구에서 귀가하는 조합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삼성물산은 우성1~3차와 무지개·신동아를 통합 개발해 5000가구의 ‘래미안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초3주구 5개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규모가 큰 무지개아파트를 놓침으로써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반면 GS건설은 재건축을 통한 서초동 입성에 처음으로 성공했을 뿐 아니라, 올해 도전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100% 승리하는 기염을 통했다. 총 공사비 3780억원 규모의 무지개아파트를 포함해 올 한해 정비사업으로만 8조18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한 조합원은 “래미안과 자이 둘 다 내로라하는 브랜드이고,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해 투표 직전까지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많은 래미안 중 하나인 것보다 래미안 속 유일한 자이인 게 향후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결국 자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인근 W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실적이 없었던 삼성물산과는 달리, GS건설은 활발히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수주한 데서 조합원들이 흔들린 것 같다”며 “공격적인 GS건설의 전략이 통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됨으로써 서초 무지개아파트는 지하 3층, 지상 35층, 9개동, 전체 1487가구 규모의 ‘서초 그랑자이’로 거듭나게 된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