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4000만원대, 강남 분양가 저항선 될까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13 15:33 수정일 2015-12-13 18:11 발행일 2015-12-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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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래미안아이파크가 지난 8~10일 진행된 사흘간의 정당계약에서 약 70%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3.3㎡당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가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철거를 마친 반포래미안아이파크 현장부지.(사진=박선옥 기자)

서울 서초 반포지역에 잇따라 나온 3.3㎡당 분양가 4000만원대 아파트들이 청약률과 달리 초기 계약률이 저조하게 나오면서 ‘4000만원’에 대한 저항이 커지는 모습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이 지난 8~10일 사흘간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정당계약을 진행한 결과, 약 70%의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10월 말 정당계약을 받은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의 초기 계약률이 5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나 1순위에서 평균 12.3대 1로 마감한 사실을 감안할 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반포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푸르지오도 그랬지만 이번 래미안아이파크도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강남인데 그래도 웃돈이 붙겠지”라는 생각에 청약한 투자자가 많았다”며 “웃돈이 붙질 않자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계약률이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중개업소들은 기대와 달리 웃돈이 붙지 않는 원인으로 3.3㎡당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꼽았다. 실제, 최근 강남·서초지역에서 계약률 100%를 기록한 △삼성 센트럴 아이파크(3997만원)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3850만원) △대치 SK뷰(3902만원) △청담 린든그로브(3880만원) 등의 경우 최고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이 넘을지언정, 평균은 3000만원대를 유지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 주요아파트의 매매가가 3.3㎡당 4000만원을 이미 넘어선 만큼, 4000만원이라는 숫자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다”며 “다만 분양가가 4000만원 이하여야 입주 후 그 이상으로 오를 여지가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반포동 S부동산 대표는 “푸르지오와 래미안아이파크가 새 아파트임을 감안해도 입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를 뛰어넘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며 “분양가 자체가 4000만원 이상이라면 웃돈이 붙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현재 반포 투톱으로 꼽히는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3.3㎡당 4300만~4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서는 비싸도 3800만~3900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돼야 거래도 되고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부동산 대표는 “반포에서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인 데다, 무엇보다 앞으로 나올 게 입지가 더 좋다”며 “대체 상품이 풍부한 상황에서 3.3㎡당 4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반포에서는 이달 ‘신반포자이’, 내년 상반기 ‘아크로리버뷰’가 일반공급된다. 또 반포1단지와 신반포3차·반포경남·신반포23차 통합조합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반포1단지는 반포지구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히는 곳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거나 매물(분양)을 구할 수 없다면 지역 특성상 3.3㎡당 4000만원이 넘어도 사려는 사람이 많겠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며 “당분간 4000만원 넘는 금액에 대한 저항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