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층을 선점하라! 아파트 '높이' 전쟁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08 11:20 수정일 2015-12-08 16:17 발행일 2015-12-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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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용산_투시도
용산 ‘최고층’ 타이틀을 얻기 위해 방공진지를 설치한 ‘래미안 용산’ 투시도.(사진제공=삼성물산)

지난해 서울 한강로2가 용산역전면3구역과 2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래미안 용산’과 ‘용산 푸르지오 써밋’ 주상복합. 입지와 상품 모두 비슷하지만 높이는 각각 40층과 39층으로 단 1개 층 차이로 최고층 지위가 바뀌었다.

용산의 경우 지역 특성상 최고층 건물에 방공진지를 설치해야 하는데, 래미안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푸르지오보다 한 층을 더 높인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래미안이 ‘용산 최고층’이라는 프리미엄을 위해 기꺼이 비용과 불편을 감수했다”고 평가한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들의 높이 전쟁이 한창이다. 우수한 일조권과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 외에도 지역 ‘최고층 프리미엄’을 얻기 위함이다.

지난달 서울시의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 층수 쌓기에 열을 올린 서울 반포지역이 대표적이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아크로리버파크’가 38층으로 지역 최고층 자리를 꿰차자 인근 반포1단지조합과 신반포3차·반포경남·신반포23차로 이뤄진 통합조합은 40층 이상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했다.

반포동 S부동산 대표는 “이들 조합도 45층으로 올리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각오는 했었다”며 “내부적으로는 45층까진 안 되더라도 아크로리버파크보다는 높게 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1단지의 경우 45층 높이의 경관심의 통과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며 “결국 35층으로 확정됐지만 조합에서는 반포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라는 프리미엄을 얻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수고를 감수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건설사와 조합 측에서 이처럼 층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데는 최고층 프리미엄이 매매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강남구 청담동에서 35층으로 가장 높은 ‘청담 자이’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4200만원이다. 지역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물론, 청담동 평균 매매가가 3.3㎡당 3052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높다.

용산구 이촌동에 자리 잡은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56층)도 현재 3.3㎡당 4101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촌동 최고가(재건축 제외)이자 평균 매매가(3.3㎡당 2475만원)보다 무려 1626만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울산 블루마시티 KCC스위첸 등 지역 내 최고층으로 선보인 단지들은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높을수록 입주 후 지역 시세를 견인하는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최고층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