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상균 “당장 조계사 못 나간다” VS 경찰 “다각적 방안 검토”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07 16:18 수정일 2015-12-07 16:21 발행일 2015-12-08 21면
인쇄아이콘
한상균 거취 관련 입장 발표<YONHAP NO-1047>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7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한 위원장의 거취 관련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대독하고 있다.(연합)

조계사에서 피신 중인 한상균 민조노총 위원장이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경찰은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해 강제진입 외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저버릴 수 없으며,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밝혔다.

그는 “평화적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고, 신도회에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해 고심을 많이 했다”면서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해 조계사를 떠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그리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노동개악이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한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겠다”라며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적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성찰과 기도의 부처님 도량을 둘러싼 공권력의 압박으로 신도들 불편이 너무나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청정도량이 될 수 있도록 조계사 안팎 경찰 병력 철수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조계사에서 당장 자진퇴거하지 않겠다는 한 위원장의 입장이 나오자 “지금 단계에서는 조계사 경내 강제진입을 검토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계사 쪽에 공식적으로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요청하거나 물밑 조율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도 단계를 밟아서 강제진입 명분을 쌓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계획을 짜서 대안을 검토하는데, 5단계를 짜놓았다가 2단계쯤에서 해결이 되면 강제집행을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자신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포위망이 강화되자 16일 조계사로 피신했다. 이후 조계사 신도회가 한 위원장의 퇴거를 요구하다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끝난 이달 6일까지 조계사 은신을 용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