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화장품, ‘안티에이징’에서 ‘리커버링’으로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5-12-01 10:52 수정일 2015-12-15 16:31 발행일 2015-11-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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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남자들도 화장품을 쓰는 시대가 됐다. 더욱이 여자들은 그냥 화장품이 아니라 더 이상 늙지 않는 화장품에 매달린다. 이른바 ‘안티 에이징’ 화장품에 돈을 쏟는다. 하지만 드디어 ‘안티 에이징’이 아니라 ‘리커버링(recovering)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리커버링’이란 40대의 연령을 가진 사람이 20대의 피부로 회복하고 싶어 하는 걸 뜻한다. 누구든 20대의 피부를 다시 갖고 싶지만 그게 생각처럼 쉬운 테크놀로지는 아니다. 때문에 세계적인 화장품업체들이 리커버링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투자를 하는 중. 이미 독일의 화장품회사들이 리커버링 화장품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중소화장품업체가 ‘리커버링 화장품’을 개발, 상품화했다. 이 회사의 이름은 카이스인포(대표 김은화)다. 이 업체가 첫 단계로 개발해낸 화장품은 샴푸와 스킨로션.

샴푸가 리커버링 화장품이란 게 언뜻 이해되진 않는다. 그러나 김은화 대표는 “리커버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머리카락과 피부”라고 한다. 피부가 아무리 좋아도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노쇠하면 전체적 리커버링이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적.

따라서 머리카락과 피부 모두가 다시 활기를 띠려면 삼푸와 스킨로션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0년간 아토피에 걸린 사람을 돌봐온 그는 아토피는 합성화학성분으로는 절대 치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그는 서해 지하 700~900m에 들어있는 심층수를 분석, 여기에 들어있는 미네랄이 피부를 되살리는데 효과가 있다는 걸 입증한 뒤 이를 상품화했다.

이 심층수 농축물은 특허청으로부터 피부질개선, 보습기능, 항산화효과 등을 가졌다는 특허를 받았다. 특허가 입증되자 미국 테라로이가 이 물질을 함유한 샴푸를 제조해주겠다고 했다.

카이스인포는 이 샴푸의 브랜드를 ‘슈에뜨(Chouette)‘로 정했다. 슈에뜨란 프랑스어로 ‘멋지고 아름답다’는 뜻.

이 회사가 샴푸를 미국 테라로이에서 이 제품을 만들어오는 이유는 순수 자연성분의 미네랄만 고집하기 때문. 다른 지역에서 이 샴푸의 제조를 의뢰하면 생산과정에서 미네랄의 배분이 미세하게 차이 나는 경우가 있어서 신뢰할 만한 미국회사를 찾아내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것.

제조업계에서 미국특허를 한국에서 제조하는 경우는 많지만 한국특허를 미국에서 제조하는 사례는 드문 일.

이 회사는 “특허내용을 보면 심층수 농축물은 셀레늄 등 특수한 성분들이 들어 있어 뛰어난 ‘리커버리효과’를 가진다고 명시되어있다”고 밝힌다.

이 회사는 이미 리커버링 효과를 가진 스킨로션도 개발했다. 이어 미스트와 마스크팩도 내놨다. 이들 화장품의 브랜드도 ‘슈에뜨’다. 특히 로션은 피부를 젊게 해줄 뿐 아니라 아토피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피부재생을 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 앞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한다.

사실 미국에선 중소기업이 혁신을 선도한다. 스탠퍼드대학을 다니던 여대생 엘리자베스 홈즈는 ‘피 한방울’로 200가지 항목을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소기업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는 피 한방울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이 시스템 하나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

아토피환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봉사활동을 해오던 김은화 대표는 바닷속 암반에 들어있는 ‘미네랄 한방울’로 많은 사람들에게 젊은 피부를 되찾게 해주겠다는 ‘리커버링 시대’를 선언했다.

그의 혁신은 미국의 홈즈에 못지않다. 한국에서도 홈즈 같은 여성벤처기업인이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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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