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칼 대신 활 잡았다 … 해사에 11.11m 동상 건립

이기우 기자
입력일 2015-11-27 10:35 수정일 2015-11-27 10:35 발행일 2015-11-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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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칼 대신 활 잡았다 … 해사에 11.11m 동상 건립
해군사관학교에 활 무장한 이순신 장군 동상 섰다
경남 창원의 해군사관학교에 27일 활로 무장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세워졌다. 연합뉴스

이순신 장군이 칼 대신 활을 잡았다.

해군사관학교에 27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교육시설인 ‘통해관’ 앞 충무광장에서 칼 대신 활을 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청동 주물로 제작된 이 동상은 이순신 장군이 왼손에 칼 대신 활을 잡고 등에 화살통을 멘 형상이다. 활을 든 이순신 장군 동상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순신 동상 제작 자문위원인 이민웅 해사 국사학과 교수는 “기존 이순신 장군 동상들이 칼을 들고 있는 것은 무인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한 것인데,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자면 활을 든 모습이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난중일기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이 늘 활쏘기를 즐겨 했으며, 부하들에게도 ‘적의 머리를 베는 것보다 활로 사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다에서 거리를 두고 싸우는 해전의 특성 상 칼보다는 활이 더 중요함을 이순신 장군은 간파했다는 것이다.

동상 제작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한국조각가협회 명예회장이 맡았다. 이번 동상은 장군의 표준 영정과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에 묘사된 장군의 모습을 반영해 무인이 아닌 온화한 선비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동상 밑 좌대 좌우와 뒷면에는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한산, 명량, 노량해전 형상이 부조로 새겨졌다. 좌대 밑에는 임란 당시 조선 수군의 무기였던 거북선과 천자총통이 새겨졌다.

좌대를 포함해 동상의 전체 높이는 11.11m에 이르는데, 이는 해군 창설 기념일인 11월 11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군 측은 설명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김판규 해군사관학교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이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