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무지개, 지키려는 삼성물산 VS 뺏으려는 GS건설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1-26 16:27 수정일 2015-11-26 16:28 발행일 2015-11-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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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전경.(사진=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

서울 강남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지키려는 삼성물산’과 ‘뺏으려는 GS건설’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 때만 해도 ‘서초=삼성타운’ 공식에 따라 삼성물산이 무난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따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GS건설이 서초동에 입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래미안타운에서 ‘자이’가 승리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7일 서초 무지개아파트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은 우성1·2·3차, 무지개, 신동아로 이뤄진 서초3주구 5개 재건축 아파트를 통합 개발해 5000가구의 브랜드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오피스타운의 아파트 버전인 ‘래미안 랜드마크시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우성1·2·3차 시공권을 모두 따낸 삼성물산은 이번 무지개아파트 수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결과가 내년에 있을 신동아아파트 수주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조합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

GS건설은 무지개아파트를 수주함으로써 지난 2012년 서초우성3차 시공권을 3표차로 삼성물산에 뺏긴 것에 대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당시 GS건설은 부재자투표에서 71대 41로 앞서다 현장투표에서 역전 당했다.

강남에서도 특히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서초지역인 만큼, 애초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쉽게 사업을 가져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통합 후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초동 H중개업소 대표는 “당연히 래미안이라는 생각했던 주민들이 요즘에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접고 래미안이라는 브랜드가 없어지면 향후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 걱정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홍보영상을 통해 통합법인에 대한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압도적인 자산규모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최저 금리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반포동과 이촌동에 있는 ‘래미안’, ‘자이’ 아파트의 가격을 비교해 브랜드 가치를 강조한다.

GS건설은 최상의 조건을 제시, 삼성물산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조합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전 우성3차 수주전에서도 GS건설은 삼성물산보다 11만5000원 낮은 3.3㎡당 415만1000원의 공사비를 적어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W부동산 관계자는 “GS건설이 일반분양가 최대화, 주차장 1.8대 확보 등 7가지 약속을 했다”며 “삼성물산은 우성 1~3차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지만 GS건설은 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S부동산 관계자는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재산권이 걸린 만큼, 결국 제시한 조건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며 “벌써 두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한데 입찰 후 혼탁 양상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7일 시공사 입찰서 접수를 마감 후 다음달 19일 시공사를 선정한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