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단기간에 큰돈 버는 3가지 방법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5-11-24 09:08 수정일 2015-11-24 13:33 발행일 2015-11-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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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통신기기사업을 하는 이 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1시간 뒤 서울시청 인근 파이낸셜빌딩 지하찻집에서 좀 만나자고 했다. 바쁘게 그곳으로 달려갔는데도 그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를 시키기도 전에 그는 대뜸 “케이블TV회사를 하나 인수하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래서 아는 대로 케이블TV업계의 현황을 설명했다. 한참 듣던 그는 차츰 실망스런 얼굴로 바뀌어 가더니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어쨌든 이제 회사를 처분할 참입니다. 사업을 그만둘 생각도 있구요”

“아니, 지금처럼 잘나가는 회사를 왜 그만둬요?”

큰소리로 그에게 물어봤지만 그는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 갑자기 자리가 서먹해서 화제를 돌려보았다.

사실 그는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하기보단 ‘M&A(인수합병)’를 통해 중견기업의 회장으로 올라선 사람. 그것도 5년이란 단기간 안에 큰돈을 벌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단기간 안에 큰돈을 벌 수 있었는지 좀 얘기해달라며, 화제를 돌렸다.

그제야 그는 얼굴을 좀 펴더니 거의 강의조로 큰돈을 벌려면 다음의 ‘3개 사항’을 꼭 지켜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첫째는 오직 돈만 생각해야 한다. 돈을 벌면 대학에 기부를 하겠다거나, 가난한 지역에 도서관을 지어주겠다는 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돈을 벌지 못한다. 우유를 이고 갈 땐 어떻게든 이 우유를 팔아 돈부터 벌겠다는 생각을 해야지, 우유를 팔아 돈 벌면 도서관을 세워주겠다는 생각은 우유를 쏟게 만든다.

‘사람을 키워야 기업이 산다’는 말은 새카만 거짓말. 돈이 있어야 사람을 키울 수 있는 법. 돈이 없으면 인재가 오지 않고, 돈을 주지 않으면 연구개발과 창조가 이뤄지지 않는다.

둘째는 지독한 경쟁심을 가져야 한다. 사촌이 논을 샀는데 배가 아프지 않은 사람은 돈 벌 자격이 없다. 요새 돈 잘 버는 사람들이 무슨 사업을 끊임없이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삼성이 오늘날 이처럼 큰 것도 그런 방법에서 비롯됐다.

셋째는 기회가 왔을 땐 ‘도박’을 해야 한다. 돈을 벌려면 항상 미래를 예측하고 살아야 하는데, 확실히 기회가 왔다고 판단될 땐 과감히 투자 아니 투신을 해야 한다. 기회를 놓친 사람은 개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날 헤어진 뒤 석 달이 지났을 무렵 이 회장은 주식 모두를 처분하고 경영권도 내놓았다. 즉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다시 1년이 지난 뒤 그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번에 만난 곳은 분당 새마을연수원 가는 길에 있는 먹자골목입구 횟집.

1년 사이 그의 모습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하얀 머리카락에 환한 얼굴.  50대인데도 패션스타 같았다.

필자가 묻기도 전에 그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고 자랑했다. 저녁을 먹는 2시간 동안 그는 사업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순례길을 걷고 또 걸은 얘기만 했다.

하는 수 없이 “나도 그 길을 꼭 한번 걸어보고 싶었는데, 부럽습니다”라고 응답했다. 그러자 거기에 가는 날짜만 알려주면 트레킹화 한 벌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횟집에서 일어서기 직전 그는 앞으론 사회를 위한 일을 하겠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까진 돈 벌기 위해 사람을 썼는데, 앞으로는 사람을 키우는 일에 돈을 쓸 생각입니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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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