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화장품 제조업체 인터코스 ‘K-뷰티’에 러브콜…화장품 OEM·ODM시장에 지각변동 예고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10-01 17:04 수정일 2015-10-01 17:04 발행일 2015-10-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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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롯데면세점의 화장품 코너.(연합)

K-뷰티 열풍이 거센 가운데 글로벌 1위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인터코스그룹이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큰손’ 중국인의 한국 화장품 구매가 일시적인 현상의 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K-뷰팀 업체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양분하던 국내 화장품 OEM·ODM시장에 판도 변화가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코스그룹은 지난해 말 판교 테크노밸리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열며 한국에 진출했다. 올초 국내 용기업체인 ‘하나’에 투자(20%)하고 현재 한국 기업과 파트너쉽을 통한 합작법인 설립 중이다.

인터코스측은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겠다는 목표다. 이후 한국과 중국의 인터코스법인을 포함한 아시아홀딩스를 설립해 2~3년 후 한국이나 홍콩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터코스는 1972년 이탈리아에 설립된 글로벌 1위의 화장품 ODM·OEM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4500~4700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연평균 10%의 꾸준한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샤넬·랑콤·에스티로더 등을 중심으로 약 300개사에 제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인터코스그룹이 중국법인과 공장이 있음에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에 대해 K-뷰티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화장품의 본고장 유럽과 북미 등의 선진국은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이 정체되면서 화장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낮은 반면 아시아 시장은 최근들어 K-뷰티를 중심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시아 화장품 시장의 주요 공급처이자 수요처로 떠오른 한국에 인터코스그룹의 기술력을 접목시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고객의 니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풀이된다.

인터코스의 한국 진출에 따라 국내 화장품 OEM·ODM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터코스그룹은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전극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터코스가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화장품 업체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두 곳에 불과하다.

관련 업계는 내심 긴장하면서도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의 기술력이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며 인터코스에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한 화장품 OEM·ODM업체의 관계자는 “인터코스그룹의 한국 진출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인터코스가 주로 명품 브랜드과 거래해 한국시장에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K-뷰티의 위상이 더욱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지영 IBK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코스의 한국법인 설립 및 생산을 통해 K-뷰티의 글로벌 트렌드가 보다 확산될 전망”이라며 “화장품 산업은 글로벌리 저성장 시대에 고성장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성장의 트렌드를 K-뷰티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