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中시장에 노크… '메이드 인 코리아' 성공할까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30 16:28 수정일 2015-09-30 17:43 발행일 2015-10-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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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샵인 모던하우스의 중국 팝업스토어(사진제공=이랜드)

토종 가구업계가 만리장성을 넘기위해 나섰다. 미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가구사들이 진출해 있는 중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만의 기술력과 품질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0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상해에 진출한 라이프스타일숍 ‘모던하우스’가 현재 순항 중이다.

소량으로 생산되는 다양한 시즌 콘셉트 상품들은 품절되는 등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젊은 중국 고객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던하우스의 중국 1호점은 2100㎡ 규모로 이랜드만의 글로벌 소싱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리미엄급 제품들을 부담없는 가격에 선보이는 등 현지화 전략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대부분의 MD들이 주부로 가격이 높아 고민하는 주부들의 마음을 상품에 반영하고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직영점만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중국에서 10개 매장의 개장이 확정됐으며 매출 3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랜드 관계자는 “모던하우스 진출에 앞서 중국 고객의 니즈와 취향 파악하기 위해 3년간 시장 조사를 해왔다”며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가구시장에 맞춰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샘은 3년 내에 중국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현재 중국에서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는 한샘은 건설사에 주방가구를 납품해 지난해 2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내년까지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밖에 디비케이(옛 듀오백코리아)도 이달 열린 중국국제가구전시회에 참가해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참가로 중국에 ‘듀오백 의자’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홈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접어드는 단계다. 가구와 생활용품을 통틀어 시장규모가 220조원에 달하며 건축자재까지 포함하면 740조원에 달한다. 최근 20년간 매년 35% 이상 고속 성장 중이다. 더욱이 소득 증가와 주택건설면적, 호텔 확대 등으로 중국 가구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러나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가구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떠오른 만큼 경쟁이 치열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중국에서 현지 사정을 철저히 조사하지 못해 진출 전략을 잘못 세웠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넥스는 2003년 중국 허베이성에 법인과 공장을 세웠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2013년 중국법인만을 남긴 채 생산공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한 대형 가구업체 관계자는 “가구업계가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 가구시장이 녹록치 않지만 시장 규모면에 있어 국내 업체들이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