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 브랜드 창시자 랄프 로렌 경영 일선 떠난다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30 11:33 수정일 2015-09-30 16:02 발행일 2015-09-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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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에 스웨덴 출신 스테판 라르손
랄프 로렌과 후임 스테판 라르손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선언한 랄프 로렌(오른쪽)과 로렌의 후임 스테판 라르손(AP=연합)

폴로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국 패션업체 랄프 로렌의 CEO의 랄프 로렌(75)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랄프 로렌은 29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오는 11월 스테판 라르손 현 올드네이비 글로벌부문 사장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긴다고 밝혔다.

로렌이 CEO에서 물러나는 것은 그가 1967년 회사를 설립한 지 48년 만이다.

로렌은 CEO에서 물러나지만 회장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CCO·Chief Creative Officer)로서 기업의 비전과 전략 수립에 계속 관여할 예정이다.

뉴욕 브롱크스의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로렌은 남성 넥타이 디자인으로 사업을 시작해 창업 5년 만인 1972년 폴로 선수의 로고가 새겨진 반소매 셔츠를 만들어 폴로 브랜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76억 달러(약 9조 원)의 매출을 올린 거대 패션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켰고, 개인적으로도 62억 달러(약 7조4000억 원)의 재산으로 포브스지 선정 ’미국 400대 부자‘ 명단에서 74위에 올랐다.’

로렌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회사의 미래와 어떻게 전진할 것인지에 대해 늘 생각하는 것이 바로 나의 일”이라면서 “라르손은 엄청난 재능을 갖췄고 그가 회사에 새롭고 흥미진진한 국제적 시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여기 있고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히 퇴진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새 CEO로 내정된 라르손은 대형 의류업체 갭(Gap)의 중저가 브랜드인 올드네이비를 그룹의 주요 브랜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갭으로 옮기기 전에는 스웨덴의 유명 SPA업체 H&M의 경영진에서 15년간 활약하면서 회사 수입을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에서 170억 달러(약 20조3000억 원)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같은 기간 H&M이 진출한 나라도 12개국에서 44개국으로 급증했다.

CEO 교체를 단행한 랄프 로렌사는 앞으로 고가 상품을 늘리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 전자상거래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남성복과 여성복, 아동복, 가정 인테리어, 액세서리, 향수는 물론 요식업까지 진출한 이 회사는 최근 2년 사이에 출시한 폴로 포 위민, 폴로 스포츠, 데님 앤 서플라이 등 3개 브랜드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로렌과 라르손은 이날 인터뷰에서 앞으로 전자상거래는 물론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더 많은 성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두 지역에서의 사업을 확장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미국 증시가 마감된 뒤 발표된 이날 CEO 교체로 랄프 로렌사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8.10달러로 3.9% 오른 반면, 라르손이 떠난 갭의 주가는 29.20달러로 3.4% 하락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