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위기 아임쇼핑, 예고된 몰락?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23 18:09 수정일 2015-09-23 18:17 발행일 2015-09-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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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홈쇼핑 ‘아임쇼핑’이 사명변경, 자본잠식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무리한 사업추진이 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임쇼핑은 개국 2달만에 채널명(BI) 변경을 위해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공영홈쇼핑 측은 다음 용역이 마무리되면 BI 변경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출범 당시 대주주인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수협(농협경제지주 45%, 수협중앙회 5%) 와 충분한 상호 협의 없이 채널명을 선정됐던 것이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에서도 공영홈쇼핑 설립 취지 논란이 도마위에 올랐다. 아임쇼핑은 개국 첫 주 방송한 제품 151개 가운데 41.7%인 63개가 기존 홈쇼핑에서 판매됐던 제품이다. 이 때문에 당초 의도했던 중소기업 상품 판로 확대 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청이 국회에 제출한 ‘중기유통센터 공영홈쇼핑 운영현황’을 보면 아임쇼핑의 수수료가 영업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자본 잠식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현재 판매수수료인 23%가 3년 이후 20%로 낮추도록 규정돼 자본잠식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임쇼핑은 평균 판매수수료는 23%로 타 홈쇼핑 평균 수수료율인 35%에 비하면 낮다. 하지만 낮은 수수료가 자본잠식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또다른 공용홈쇼핑을 개설한다고 발표했을 당시부터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입장이다. 홈앤쇼핑 등 정부 주도의 공영홈쇼핑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규 홈쇼핑 채널의 효과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개설됐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내 한 홈쇼핑 관계자는 “같은 목적의 홈쇼핑 채널을 계속 신설한 것은 스스로가 홈쇼핑으로 중소기업 판로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중소기업 전용 채널은 그동안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가 실패한 정책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 역시 “아임쇼핑의 실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공급 업체나 소비자가 떠안을 수 밖에 없다”며 “홈쇼핑 채널을 만들기보다 장기적으로 중소기업계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