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추석연휴·불황에도… 해외 여행객 크게 늘었다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21 17:35 수정일 2015-09-22 09:08 발행일 2015-09-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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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지혜 씨(28·여)는 매년 추석 연휴 때마다 고향 울산을 찾았지만 올해는 3박4일 일정으로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동안 여름 휴가때 떠나지 못한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추석이 짧기 때문에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있는 일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올 추석 짧은 연휴와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21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이달 25~29일) 예상 이용객 수 가운데 출국자 수는 35만8649명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12% 늘어난 수치다.

여행업계도 짧은 추석연휴에도 불구하고 올 추석 연휴기간에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날 기준 올 추석 연휴의 예약된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추석 연휴에 비해 1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짧은 연휴로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꼽히는 동남아(31.8%), 중국(27,5%), 일본(24,7%)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모두투어도 같은 기간 예약율이 10% 증가했다. 나라별로 일본(54%)과 유럽(52.1%)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본은 엔저로 비용부담이 줄고 동남아는 짧은 비행시간으로 가족 여행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추석 연휴 자유여행을 위한 해외항공권과 호텔 예약도 늘었다. 모두투어와 G마켓은 전년 추석 대비 항공권 예약이 각각 70%,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투어 역시 36% 늘었다.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YONHAP NO-0657>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연합)
실제로 추석 한달을 앞둔 상황에서 연휴기간 주요 항공사의 예약 완판 노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추석 연휴기간 인천에서 스위스 취리히, 오스트리아 빈, 체코 프라하 등 노선 여객기의 전 좌석 예약이 끝났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터키 이스탄불, 태국 푸껫 등 여객기의 좌석이 완판됐다.

여행업계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유류할증료가 크게 떨어지면서 항공요금이 싸진 것도 이번 추석 해외여행 수요 증대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전윤주 G마켓 여행사업팀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상품 및 숙박권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특히 9월 한달 동안 유류할증료가 인하돼 이번 기회에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수부진과 불황이 장기화 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관광전문가들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탓하기 보다는 해외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음에도 올해 1인당 평균 해외지출 경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해외여행이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각 지자체와 정부, 관광업계가 해외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