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헌트·스코필드 中서 '잘나가네' 연간 6000억 매출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11 09:32 수정일 2015-09-11 09:56 발행일 2015-09-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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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헌트·스코필드 등 ‘추억의 패션 상표’가 중국에서 연간 6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1990년대 젊은 층에 유행하다 저렴한 이미지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디자인 등으로 국내에서 외면당한 이랜드는 지난해 중국에서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사업 부진으로 지난 2006년 국내 사업을 완전히 철수한 지 9년 만이며, 중국에 진출한 1996년 이후 19년 만이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인 이리엔에 따르면 중국 중상류층를 공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략으로 내세운 이랜드는 현재 중국 10∼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상표로 꼽힌다.

1990년대 젊은 남성층을 주고객으로 정해 출시했지만 역시 금세 시장의 외면을 받은 스코필드 역시 정장 한 벌에 7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지난해 2000억 원 상당을 팔았다.

스코필드는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철수했으며, 중국 진출은 올해로 14년째다.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할 당시 연간 25억 원의 매출을 내는데 그쳤지만 이랜드, 스코필드 같은 상표의 고급화 전략에 공을 들이며 지난해에는 총 2조 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리엔이 현재 중국에 가진 상표는 모두 44개로 직영 매장은 73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리엔의 연간 매출은 2012년 2조 원에서 2013년 2조 3000억 원, 지난해 2조 5000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중저가 상표 실패 사례로 꼽히는 이랜드의 옷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옷 원단부터 매장 이미지까지 모든 것을 과감히 개선해 일찍부터 고급화 전략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이미지를 표현하고, 중국 정부관계 기관과 초청 강의 등을 통한 꾸준한 관계 형성도 도움이 됐다고 이랜드 측은 전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