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重 노조, 파업 접고 회사 생존 노력에 동참해야

이기우 기자
입력일 2015-09-08 13:28 수정일 2015-09-08 13:36 발행일 2015-09-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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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일방적 교섭 중단 선언… 명분 없는 파업에만 몰두
업종 최고 연봉에도 불구, 높은 임금 인상 요구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조합이 오는 9일 예정된 조선업종 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의 공동 파업에 참여하기로 해 회사 안팎으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어려운 회사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고 수준의 임금에도 불구하고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명분 없는 파업에만 매달리는 노조의 행태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최근 홍보지를 통해 “9월 9일(수) 오후 4시간 조선노연 연대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교섭 타결을 위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장 대다수 조합원의 반응은 냉담하다.

임금교섭의 조속한 타결을 통한 회사 정상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을 위한 파업’에만 몰두한다고 집행부에 비판적인 시각이다.

회사 측 입장도 지난 7월 초 첫 상견례를 포함 이제 고작 9번 교섭에 임했을 뿐인데 어떻게 제시안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20차례 이상 교섭을 진행해 온 동종사와 비교해도 말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9차 교섭 동안 회사의 경영 현황 설명과 노조 요구안에 대해 상호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세부적인 이견 조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말그대로 교섭 초기 단계라는 주장이다.

또한, 두세 업체의 노조만 참여하는 파업에 동참하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인가 하는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조선노연 연대파업에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 두 곳. 삼성중공업 노조는 교섭 타결을 위해 파업 참여 결정을 보류한 상황이며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 많은 조선사 노조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연대파업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현대삼호중공업의 1인당 평균연봉은 2014년 기준 7,800만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상위 10%인 6,700만 원을 훨씬 뛰어 넘는 금액이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9,900원(8.27%) 인상과 성과금 지급 기준 변경, 정기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다 들어줄 경우 회사의 총 부담액은 2,228억원에 달한다.

업종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으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명분없는 파업으로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협력사와 지역의 시선도 곱지 않다.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여파로 어려운 지역경제에 전남 서남권 최대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의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사정은 상관없이 “내 몫만 챙기겠다”는 이기적인 행태로 파업에 매달릴 경우 가뜩이나 침체속에 허덕이는 협력사와 지역경제는 결국 나락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2013년 이래 3년째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파업이 회사의 생존에 도움이 될 지 냉정히 생각해 봐야 한다”며, “보여주기식 투쟁에만 열중하고 타사업장 노조의 눈치만 보며 하는 따라하기식 파업은 결국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해치기만 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암=이기우기자 kw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