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전통시장에서 '대박' 터뜨린 청년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5-09-08 09:14 수정일 2015-09-08 15:47 발행일 2015-09-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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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씨 밥줘, 뜻밖의 조작가, 히치하이커, 소소한 무역상,히스토리마켓...

전주 재래시장인 남부시장 2층에 올라서면 색다른 가게간판들이 머릿속을 맑게 해준다.

가게이름만 그런 게 아니다. 시장골목이름도 색다르다. 먹거리, 살거리, 놀거리, 마실거리 등, 이름만 보고서도 뭘 파는 거리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 전통시장의 이름은 ‘청년몰’. 이 몰은 전주지역의 젊은이 32명이 기존의 전통시장 안에서 창업을 한 것.

이처럼 전국의 전통시장 안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청년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시장이란 몇십년째 비슷한 제품을 파는 나이든 가게주인들만 운영한다는 그런 관념이 깨지기 시작한 것.

전주 청년몰에 있는 ‘뜻밖의 조작가’에 들어가 보면 그냥 쇼핑백을 파는 게 아니라 ‘에코백’에 고객이 마음대로 현장에서 그림을 그려서 사갈 수 있게 해준다. 여러 제품들이 모두 뜻밖의 것들. 여기선 해골탈까지 판다. 기존의 눈깔사탕을 응용, 눈깔젤리를 만들어 파는데 ‘새콤달콤함이 옆 사람이 죽어도 모를 정도’이다.

소소한 무역상은 외국엽서 등 소소한 수입제품을 파는데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시장을 돌아다니면 금방 배가 고파진다. 순자씨밥줘에선 ‘주머니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값싼 보리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청년몰은 주말에 야시장을 운영하는데 항상 1만명 이상이 다녀간다. 입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온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남부시장 전체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것. 기존상인들의 매출도 30%나 증가했다고 한다.

광주 대안시장에도 청년들이 몰려가 창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통시장안에 ‘별장프로젝트’라는 예술야시장을 운영한다. 예술야시장 운영 덕분에 광주 대안시장의 매출은 약 200%나 증가했다. 고객수도 150% 늘었다고 자랑한다.

울산 중앙시장의 ‘톡톡스트리트’도 이와 비슷하다. 청년들이 여기서 창업해 10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주변상권에 까지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이처럼 전통시장에서의 청년창업이 성공을 거두자 정부에서도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청은 전국에서 20개 시장을 선정, 한 시장에 10개 이상의 청년상인 점포를 늘이기로 한 것.

이번에 청년창업지원 전통시장으로 뽑힌 시장은 다음과 같다.

△원주 중앙시장 △의정부 제일시장 △창원 부림시장 △경산 하양꿈바우시장 △경주 중앙시장 △구미 선산종합시장 △광주 무등시장 △송정역전매일시장 △동대구시장 △대전 태평시장 △대전 오류시장 △부산데파트상가 △서울 구로시장 △서울 인현시장 △부평지하로타리상가 △동인천중앙시장 △인천 용현시장 △전주 신중앙시장 △부여시장 △제천 중앙시장

그동안 일부 전통시장들은 ‘파리만 날린’ 게 현실이다. 그래서 현재 전국의 전통시장안에 빈 점포수는 1만9599개에 이른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중기청은 전통시장안에 ‘젊은 피’를 수혈하기로 한 것. 중기청은 전통시장 안에서 스타트업을 하려는 청년들에겐 점포운영에 관한 창업교육을 실시한다.

또 청년상인에겐 점포임대, 인테리어, 홍보 등에 필요한 자금 을 점포당 2600만원씩 지원한다. 여기서 청년상인이란 만 39세 이하를 뜻한다.

청년상인을 꿈꾸는 젊은이라면 대전 남부시장을 먼저 둘러본 뒤, 중기청(042-481-4560)의 지원을 받아 스타트업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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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