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만 잘 만들어선 안돼" 다각화 나선 패션업계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06 17:10 수정일 2015-09-06 17:11 발행일 2015-09-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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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커먼그라운드
코오롱 Fnc가 지난 4월 서울 건대입구에 문을 연 컨테이너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사진 제공 = 코오롱Fnc)

과거 옷만 팔던 패션업계가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공세와 불황으로 몇 년 간 성장정체 상태인 패션시장에서 ‘활로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이 이달 닻을 올렸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식음·건설·레저·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문에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합병이후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5배 이상 매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합병 후 첫 성과로 업계 최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국제가전전시회) 2015’에 참가하는 등 향후 IT 기기를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해 패션업계의 리딩기업으로서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LF도 올해 들어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올 상반기 굵직굵직한 신규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5월 쇼핑몰 기업 트라이시클과 라이프스타일 전문 채널 헤럴드동아TV를 잇달아 인수했다.

LF 측은 헤럴드동아TV의 다양한 콘텐츠를 LF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에 접목해 온라인 플랫폼 경쟁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올해 온라인 쇼핑 매출을 지난해보다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앞서 지난해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변경한 후 버켄스탁· 헤드그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 인수에도 나서기도 했다.

삼성물산 출범식_2 (1)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 홀에서 열린 합병 법인의 공식 출범식에서 4개 사업부문 CEO와 직원 대표들이 출범을 기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번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그룹형지도 잇단 인수·합병(M&A)과 브랜드 영업권 인수로 무서운 기세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형지는 남성복 전문회사인 우성I&C를 인수해 여성복 중심 기업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특히 패션몰 바우하우스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유통업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이밖에 코오롱FnC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지난 4월 국내 최초 컨테이너 복합 쇼핑몰 커먼그라운드를 론칭, ‘패션유통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옷을 제조, 판매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업계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며 “자본력을 갖춘 대형 업체들의 몸집 키우기와 사업다각화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