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빅3' 잘나가는데, 현대리바트 '나홀로 부진' 이유는?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03 18:07 수정일 2015-09-03 18:11 발행일 2015-09-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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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픈한 한샘플래그샵 대구범어점 (사진제공=한샘)

‘가구공룡’ 이케아의 위력에도 올 상반기 가구업계가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업체간 매출 희비가 엇갈렸다. 한샘과 에넥스 등 호실적 기록했지만 현대리바트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3일 금융감독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한샘은 올해 상반기 매출 7702억원, 영업이익 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3%, 42.2% 증가했다.

특히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11억원, 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 58.6%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넥스도 올 상반기 매출 1626억원, 영업이익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1%, 79.5% 늘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764억원, 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122% 증가했다. 2008년 이후 해마다 적자를 내던 에넥스는 지난해에 흑자로 돌아서고 상반기에는 최대 실적을 내는데 성공했다.

침대업체 에이스침대는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882억1000만원, 141억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가 9%, 30% 늘었다. 에이스침대는 상반기 본업인 침대사업 실적이 개선됐다. 상반기 침대 매출액은 8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27억원 대비 80억원 늘었다.

가구업계의 이 같은 호실적은 사업 내실화 다변화 노력을 꾀하며 얻은 결과라는 평이다. 기업 간 거래(B2B )에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각 업체들은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직매장 확대, 대리점·홈쇼핑·온라인 몰 등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면서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하반기 가구업계의 전망도 밝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구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가구시장이 커지고 세분화되고 있다”며 “하반기 주요 도시에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가구업계의 호실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가구업체들이 모두 이처럼 호실적으로 내는 와중에 현대리바트는 업계의 기대와 달리 ‘나홀로 부진’했다. 현대리바트는 올 상반기 매출 3347억원, 영업이익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12% 줄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710억원, 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6% 감소했다.

가구업계에서는 현대리바트의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B2C부분에서 경쟁업체들에 밀려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현대리바트 스타일 샵을 잇달아 오픈하며 B2C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상대적으로 가구 비중이 높고, 생활용품 비중이 작아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대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리바트는 올해 하반기에도 스타일샵 4곳을 추가 출점하며 B2C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가 B2C거래에서 잃어버린 경쟁력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