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수입 화장품, 하반기 가격인상 러시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02 16:05 수정일 2015-09-02 16:05 발행일 2015-09-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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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격 하락 등 특별한 인상요인 없어...소비자들 눈총
에스티로더 매장
에스티 로더, 버버리 등 일부 국내 수입 화장품 브랜드가 특별한 가격인상 요인이 없음에도 일제히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백화점의 에스티로더 매장(사진 제공 = 에스티 로더)

하반기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원자재 가격 등 눈에 띄는 가격변동 요인이 없는데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로더그룹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아베다·맥은 이달부터 일부 제품의 백화점·면세점 판매 가격을 3~10%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대표 품목 아베다의 ‘데미지 레미디 데일리 헤어 리페어’가 3만6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에스티로더의 ‘뉴트리브 리뉴얼 크림’과 ‘퓨어 컬러 아이쉐도우’는 각각 32만원에서 33만원, 3만1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약 3%씩 인상됐다.

맥의 ‘리치 립스틱’은 3만3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3.0%, ‘스트롭 크림’은 4만6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2.2% 가격이 올랐다.

명품 브랜드 버버리 뷰티도 이달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을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대표 품목인 ‘프레시 글로우 루미너스 플루이드 베이스’는 5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5.4% 인상됐다.

이처럼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은 매년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앞서 올 3월에는 에르메스·겐조·로레얄 파리가 수입 향수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2월에는 샤넬 외에 겔랑·크리니크·바비브라운·라메르도 일부 제품 가격을 품목별로 3∼5%가량, 1월 역시 오리진스·랩시리즈·라메르·바비 브라운 등 면세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들 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본사 차원의 가격 조정과 원자재 및 인건비 인상을 반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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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 안팎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연례행사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을 결정하는 다양한 배경이 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별다른 인상요인이 없다”며 “최근 수입 화장품 브랜드가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을 높이는 것은 수입 브랜드 특유의 고가 마케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의 이런 움직임이 국내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까지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과 국내 화장품 업체가 하반기 가격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타 브랜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