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둥이' 아모레,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9-01 16:04 수정일 2015-09-01 16:06 발행일 2015-09-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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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오는 5일 ‘창립 70년’을 맞는다.

과거 화장품 산업의 불모지에서 시작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정복에 나서며 ‘K-뷰티’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서성환 선대회장에 이어 서경배 회장의 선택과 집중과 장기적인 안목이 있었다는 평가다. 

서 회장은 1997년 대표에 취임한 이래 ‘화장품’ 한 우물만 파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어머니의 ‘동백기름’으로 시작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뿌리는 서성환 선대회장의 모친 윤독정 여사의 동백기름에서부터 시작됐다.

윤 여사는 1930년 대부터 집에서 동백기름을 손수 만들어 판매했다. 

당시 일본에서 건너온 왜밀기름 등 수 많은 머릿기름이 있었지만 동백기름만큼 윤기를 오랫동안 지속시켜주는 것은 없어 입소문을 타면서 본격적인 제조에 들어갔다. 

이후 ‘창성상점’이라는 생산자 명칭을 사용,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모태이기도 하다.

창성상점이라는 간판을 걸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무렵 서 선대회장도 어머니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그는 개성의 활발한 상업지구였던 남문 거리를 자주 드나들며 화장품 사업의 안목과 요령을 익혔다.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징용을 갔던 서 선대 회장은 해방을 맞은 1945년 중국에서 돌아와 태평양화학공업사로 창립해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내 최초로 화장품 연구실을 세우고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한 끈질긴 연구와 투자했다. 그 결과 메로디 크림·ABC 포마드·ABC인삼크림 등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1959년 태평양화학공업으로 법인을 전환한 뒤 2006년 6월 화장품·생활용품·식품 사업부문을 태평양과 아모레퍼시픽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2011년 3월 태평양을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주요 계열사로는 아모레퍼시픽·태평양제약·에뛰드·아모스프로페셔널·퍼시픽글라스·이니스프리 등을 거느리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 등 화장품 브랜드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2011년 3조585억원, 2012년 3조4317억원, 2013년 3조9954억원, 2014년 4조711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 상반기까지 매출 2조8570억원으로 올해 5조를 넘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회사 측은 북미·서유럽·동남아시아·중국·일본 등 세계 5대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이라는 비전 아래 매출 12조원, 영업이익율 15%, 글로벌 사업 비중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자 한다”면서 “30억 아시아인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실현하는 기업, 나아가 전 세계의 고객들에게 아시아의 문화가 품어 온 미(美)의 정수(精髓)를 선보이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