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빅3' 상반기 실적 부진… 보릿고개 언제까지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25 16:24 수정일 2015-08-25 16:25 발행일 2015-08-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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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 커먼그라운드

불황에 패션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 ‘빅3’로 꼽히는 제일모직·LF·코오롱FnC 마저 수익성이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올 상반기에 매출 86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고 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회사 측은 메르스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움츠러 든 점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LF는 올 상반기 매출 7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코오롱FnC의 패션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28억원, 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13.8% 줄었다.

회사 측은 “2분기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3분기 비수기 진입으로 실적 하락 예상되나 신규 브랜드 성장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실적부진의 배경으로 일찍 찾아온 여름으로 봄 장사를 헛탕친 데 이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 관광객의 감소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메르스 등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발생하면서 사실상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었다”며 “재고부담 가중 등 업체들의 시름이 깊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패션업계 실적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패션협회 관계자는 “메르스가 서서히 회복기조를 나타냈지만 국내 패션시장은 경기부진 장기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이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국내 세력 확장으로 올 하반기에도 간신히 평년 시장규모 유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 등 패션업계 ‘빅3’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패션 비즈니스로는 더이상 수익이 나지 않자 성장성이 높은 다른 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패션 액세서리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만 핸드백 브랜드 ‘라베노바’와 가방·구두 등 피혁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셀렉트숍 브랜드 ‘일모’를 론칭했다. LF는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발을 넓히는 동시에 온라인 유통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패션 전문 케이블채널인 ‘헤럴드동아’(동아TV)를 인수했다. 코오롱FnC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커먼그라운드로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대형 패션업체의 노력이 연말에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