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의 난'… '신동빈 vs 反신동빈' 가족전쟁으로 확전 조짐

박효주 기자
입력일 2015-07-30 17:36 수정일 2015-07-30 19:13 발행일 2015-07-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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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88) 여사가 3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공항을 빠져나가는 승용차에 타고 있다.(연합)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이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일본롯데홀딩스 임원진에 맞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격호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연합군이 대치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사건에서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두 부자가 완전히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28일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인사권 등을 박탈했다. 또한 롯데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신 총괄회장의 심신상태가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다’는 말이 외부로 흘러나왔다. 두 부자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시사한다.

신 회장이 일본에 머무는 것도 신 총괄회장을 배제한 상태에서 일본인 경영진, 투자자들과 향후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사태가 신 총괄회장의 의지임을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총괄회장님의 뜻에 따라 지난 27일 신 회장 등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한 것”이라면서 “총괄회장님은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모두 맡는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몰랐다. 총괄회장님은 신 회장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 총괄회장이 27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한국 롯데그룹 고위 임원 3~4명을 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의 부인이자 두 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츠코(88)여사가 한국을 방문해 중재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오후 3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최근 경영권 분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침묵을 유지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시게미쓰 여사가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지 여부다.

현재까지 급거 내한한 시게미쓰 여사의 의중이나 역할에 관해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30일 저녁 이뤄지는 신격호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이뤄질 가족 모임에서 시게미쓰 여사의 발언에 내용 따라 이번 사태의 전개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시게미쓰 여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