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자영업자에게 IRP 자동 생성해야”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7-05 12:00 수정일 2015-07-05 12:00 발행일 2015-07-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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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이나리 기자 = 자영업자의 퇴직연금 가입을 확대하기 위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IRP(개인형 퇴직연금)계좌를 자동으로 생성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오승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행동경제학 개념의 보험 적용 사례와 활용 방안’ 보고서를 통해 2017년부터 자영업자의 퇴직연금 가입이 허용되지만 자발적인 가입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퇴직연금 사각지대를 줄이고 노후소득 보장을 높이기 위해 현상유지편향과 초기값 효과를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 및 운용과정에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상유지편향은 사람들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뜻하며 현재 상황이 특별히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변화를 시도할 경우 나빠질 가능성과 좋아질 가능성이 둘 다 있다면 나빠질 가능성을 훨씬 더 크게 생각하는 것을 이른다.  초기값 효과는 어떤 선택이 좋은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초기값을 바꾸는 수고를 하지 않는 성향을 말한다.  실제로 미국은 퇴직연금(401K 플랜)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 현상유지편향을 정부 정책에 활용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납입금을 임금 상승과 연동하도록 만들어 임금상승이 있을 시 자동적으로 일정비율만큼 납입금액이 증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연금저축을 늘리기 어려운 이유인 근로자가 납입액을 유지하려는 관성 때문에 납입액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점과 막상 연금 납입액이 증가하면 소득이 줄어든 것과 같은 박탈감을 느끼는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근로자들이 몇 개월 이전에 임금 인상 여부를 알게 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미래의 저축률 증가를 미리 확정해 놓도록 설정하고, 임금이 상승한 시점에서 납입액이 증가하지만 소득의 감소가 없어 소득이 줄었다는 상실감을 없앴다. 즉 자동으로 저축률 증가를 설정해 근로자의 현상유지편향을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퇴직연금에도 이 같은 효과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오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IRP계좌를 자동으로 생성시키고, 싫으면 탈퇴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자동가입 제도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근로자가 퇴직연금으로 굴릴 자산을 고르지 않아도 되도록 연금운용사가 미리 자산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한 디폴트 옵션 제공도 권유했다.  오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운용상 문제 중 하나는 근로자들이 투자방식을 정하는데 있어 어떤 옵션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고, 이러한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디폴트 옵션 제공을 통해 좋은 상품을 권유할 수 있다”며 “다만 디폴트 옵션 제도 도입시 외부의 개입이 가입자 이해와 사유재산권에 반하지 않는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