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보험사는 보상 불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내렸다. 직업의 변경은 보험회사에 알려야 하는 중요한 통지 사항인데 이를 알리지 않았으므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없다는 것. 홍씨는 직업을 속인 것이 아니라 중간에 변경된 건데 그것까지 통지해야 하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홍씨는 과연 어디까지 구제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해 홍씨는 보험 내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직종의 변경을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보험료 변경, 혹은 미지급 사유가 될 수 있다. 보험가입 후 보험가입자가 알려야 하는 통지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가입시 고객이 보험사에 알릴 의무는 두가지다.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 보험가입자(피보험자)가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고지의무가 있고, 보험에 가입해 있는 기간 동안 보험가입자가 보험사에 보험의 보장내용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사실이 발생되거나 변경된 것을 알리는 통지의무가 있다.
고지와 통지 의무에 있어 보험가입자는 주소지나 성별 등 기본적인 사항에서부터 보험사가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과 관련되는 상황들이 포함된다.
△과거·현재 질병, 장애상태 등 발병에 관여된 사항 △음주나 흡연 등 기본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끼칠 만한 사항 △운전 여부나 직업, 부업 등 외부환경으로 개인의 위험도에 관여하는 것 △화재보험의 경우 주거지역의 소방시설 여부, 건물 재질 등이다.
만약 고지나 통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 밝혀지면 보험사는 ‘일정 기간’ 내에 그 사실을 입증해서 보험을 해지시킬 수 있다. 이 기간 내 보험금이 지급됐다면 보험사는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일정 기간은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의 고지나 통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더라도 피보험자가 고지나 통보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보험사는 보험료 조정이나 해지할 수 있다는 판례(상법 제633조,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위험증가와 계약해지)가 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