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순탄지만은 않았던 KB금융 식구 되기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6-24 15:02 수정일 2015-06-24 16:53 발행일 2015-06-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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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현판식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가운데 오른쪽)과 김병헌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왼쪽)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KB손해보험본사에서 현판 제막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KB손해보험)

브릿지경제 심상목 기자 = KB손해보험이 24일 출범식을 열고 KB금융지주 12번째 식구가 됐다. KB손해보험은 향후 금융지주 계열 손해보험사로써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이 KB손해보험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과정은 1년 6개월여가 걸렸으며 그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13년 11월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LIG손해보험의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LIG건설 CP 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본인뿐만 아니라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오너의 매각 결정 발표 이후인 그 해 12월 LIG는 매각 주관사로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지난해 3월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국내 네 번째 손보사를 차지하기 위한 인수 후보군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와 롯데그룹, 동양생명-보고펀드, 자베즈파트너스-새마을금고, MBK파트너스, 중국 푸싱그룹 등 6개사가 뛰어들었다.

5월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를 포함한 5개사가 참여했고 6월 결국 KB금융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6월 KB금융과 LIG그룹은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

이 과정까지 KB금융은 순탄하게 LIG손보를 인수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이 갈등을 보이는 이른바 ‘KB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금융위는 KB사태를 빌미로 매각승인을 미뤘고 결국 인수 마감시한을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인수를 확정했다.

인수 승인 이후에도 돌발변수는 발생했다. LIG손보 미국지점의 손실 등으로 인수가격을 둘러싼 KB금융과 LIG간의 이견이 계속된 것. 그러다 지난 3월 양측은 결국 인수가격을 낮춘 6450억원에 최종 합의를 봤다.

인수 가격을 최종 합의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융지주회사(FHC) 자격 승인이라는 과제를 넘어야 했다. KB금융이 LIG손보 미국 법인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려면 FRB의 자격 승인은 필수 사항이다.

지난 19일 FRB로부터 미국에서 영업할 수 있는 금융지주회사 자격을 취득했고 비로서 LIG손해보험을 품에 안게됐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워져 M&A 매물로 등장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LIG손해보험은 그렇지 않았다”며 “인수과정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